이케아코리아가 배송비 인하 등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성장세가 주춤해지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6일 이케아코리아는 GS칼텍스와 손잡고 ‘주유소 픽업 서비스’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케아코리아 공식 온라인몰 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이케아 앱’을 통해 상품을 주문한 후 원하는 픽업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면 인근 GS칼텍스 주유소에서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주문일로부터 약 2~4일 내 수령 가능하며, 배송료는 1만9000원이다. 강남구 GS칼텍스 삼성로주유소를 시작으로 대구, 창원, 평택, 천안, 대전 등 전국 6개 GS칼텍스 주유소에서 3개월 간 시범 운영을 거친 후 소비자 수요와 만족도에 따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케아코리아와 GS칼텍스가 협력해 선보인 ‘주유소 픽업 서비스’ 이미지. /이케아코리아 제공

이케아코리아 관계자는 “전국에 네트워크를 갖춘 주유소와 협력해 매장 방문이 어려웠던 고객의 쇼핑 편의성을 높이고, 더 편리하고 낮은 가격의 옴니채널(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 연결)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이케아코리아가 배송 서비스에 힘을 주는 것은 매출 성장세가 주춤한 데 따른 대응책으로 풀이된다. 이케아코리아의 2020 회계연도(2019년 9월~2020년 8월) 매출액은 6634억원으로 전년 대비 32.6% 성장했다. 그러나 2021 회계연도(지난해 9월~올해 8월) 매출은 6846억원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14년 한국 진출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국내 가구업계가 호황을 누리는 것과도 대조되는 모습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인테리어·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00년대 중반부터 매년 약 8%씩 성장해 지난해 41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집콕족(집에 주로 머무는 사람)’의 홈퍼니싱(집꾸미기) 수요가 확산한 데 따른 결과다. 올해 시장 규모는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케아의 성장세가 정체된 이유로는 높은 배송료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졌고 이케아만의 강점으로 꼽혔던 체험형 매장이 보편화 된 것 등이 꼽힌다.

기존 이케아는 부피가 작은 택배 제품에는 5000원의 배송료를, 부피가 커 트럭 배송이 필요한 가구 제품에는 4만9000원을 기본 배송료로 부과했다.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구매하면 ‘픽업서비스료’ 1만원이 추가 부담됐다. 픽업서비스료는 매장 직원이 제품을 픽업해 배송 신청까지 해 주는 수수료로, 온라인 판매에는 기본으로 붙는 금액이다. 여기에 조립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에도 비용이 별개로 붙는다. 이 때문에 소비자 사이에서는 이케아코리아의 배송 정책에 대해 ‘배보다 큰 배꼽’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비판이 일자 이케아코리아는 배송비 정책을 뜯어고쳤다. 지난 8월부터 택배 비용을 부피와 크기별로 3000원, 5000원, 8000원 등으로 세분화하고, 택배 배송이 가능한 제품의 최대 가로 길이를 100㎝에서 140㎝로 늘렸다. 기존에는 부피가 커 트럭 배송료를 내야 했던 일부 제품에 택배 배송료가 적용되도록 한 것이다. 이 밖에 이케아는 2만9000원으로 제공한 당일·익일배송 서비스의 적용 지역을 확장하기로 했다. 이케아가 당일·익일 배송을 제공하는 국가는 한국뿐이다.

현대리바트가 현대백화점 킨텍스점 8층에 문을 연 토탈 인테리어 전시장 ‘리바트 킨텍스점. /현대리바트 제공

국내 가구업체도 공격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어 이케아가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최근 롯데쇼핑의 품에 안긴 한샘(009240)은 롯데가 보유한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늘리며 시너지를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현대리바트(079430)는 올해 들어 백화점과 프리미엄 아울렛 등에 9개 신규 매장을 내며 프리미엄 영업망을 확대했다. 특히 일반 가구부터 주방가구(리바트 키친), 욕실(리바트 바스) 등, 조명·홈퍼니싱 소품 등 ‘토탈 인테리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매장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신세계까사는 최근 최문석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아 전화점에 섰다. 최 대표는 이베이코리아 부사장, 써머스플랫폼(에누리닷컴) 대표, 여기어때컴퍼니 대표 등을 거친 이커머스 전문가로, 신세계까사 자사몰 ‘굳닷컴’ 등 온라인 강화에 한층 힘을 실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은 일찌감치 배송 서비스도 강화했다. 한샘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만 진행했던 ‘익일배송’ 서비스를 올 들어 전국으로 확대했으며, 현대리바트도 올해 초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한 가정용 가구를 다음날 바로 배송해주는 ‘내일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