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가을·겨울(F/W) 시즌에 돌입한 패션업계가 일명 ‘뽀글이’로 불리는 플리스 점퍼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플리스 점퍼는 폴리에스터를 가공해 양털처럼 만든 소재의 재킷으로, 패션업계의 대표 스테디 셀러다.

2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내셔널지오그래픽, 블랙야크, 휠라 키즈, 아이더, 게스 등 패션업체들은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 8월 플리스 신제품 선판매를 진행했다. 가을·겨울 시즌 인기 품목인 플리스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왼쪽부터) 노스페이스 '플레이 그린 플리스 후디', K2 'WWF 비숑 블레어 자켓' 홍보 이미지. /각 사 제공

플리스 점퍼는 촉감이 부드럽고 가벼운 데다가 보온 효과가 좋아 인기를 얻으며 업계 대목인 F/W 시즌의 핵심 아이템이 됐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기 제품은 본격 시즌인 겨울에는 주요 사이즈를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선판매 반응이 좋다”며 “지난달부터 플리스 점퍼 수요가 나타나고 있는데, 올해는 최근 지급된 국민지원금(재난지원금) 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난 8월 한 달간 진행한 2021 F/W 컬렉션 신제품 선판매에서 주력 제품 ‘코스토니 플리스’를 선보였는데, 판매 수량이 지난해 선판매 기간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해당 제품의 추가 생산을 진행 중이다. 또 다른 패션 브랜드 게스는 지난달 20일부터 가수 겸 배우 수지를 모델로 한 플리스 점퍼 ‘수지 뽀글이’ 선판매를 실시해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을 다 팔고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친환경’ 콘셉트의 제품이 잇달아 출시됐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를 비롯한 소비 영역 전반에서 주요 고객층이 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를 중심으로 ‘가치 소비’를 추구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업계도 친환경 가치를 반영한 제품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업체 노스페이스는 올해 시즌 신제품으로 페트병 리사이클링(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K-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출시했다. 제주도에서 수거한 페트병을 리사이클링한 원단을 적용했다. 대표 제품은 ‘플레이 그린 플리스 재킷’으로, 기본 재킷형 디자인과 후드형 디자인을 비롯해 여성 전용 제품과 키즈용 제품을 함께 내놨다.

노스페이스는 2019년부터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로 만든 플리스 점퍼를 선보이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리사이클링 제품 물량을 2배 이상 늘렸고, 그 결과 2019년 이후 플리스 단일 품목으로만 3000만개 이상의 페트병(500㎖ 기준)을 재활용했다. 이번 시즌에는 플리스 점퍼 이외에 다른 의류와 신발 등 100개 이상 제품에 페트병 재활용 소재를 활용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블랙야크 '시트 다운 플리스' 홍보 이미지. /블랙야크 제공

블랙야크는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를 적용한 ‘시트 다운 플리스’ 시리즈를 새롭게 출시했다. 이 제품은 세미 오버핏의 리버시블(양면) 재킷으로, 뒤집으면 중형 다운 패딩으로도 입을 수 있어 활용도가 좋다. 블랙야크는 자체 친환경 브랜드인 ‘나우’를 통해서도 페트병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나우 포그니 플리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K2는 올해 글로벌 자연보전기관인 세계자연기금(WWF)과 협업해 만든 ‘WWF 에디션’ 중 플리스 점퍼 제품으로 ‘WWF 비숑 블레어 재킷’을 선보였다. 페트병에서 추출한 재활용 소재와 생분해 소재를 활용한 제품이다. K2는 제품 판매 수익금 일부를 WWF에 기부할 예정이며, 기부금은 환경과 멸종 동물 보호 사업에 활용된다. 또 다른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100% 재활용한 폴리에스터와 나일론 소재를 적용한 ‘파일 플리스 컬렉션’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