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시세이도·로레알 등 해외 명품 화장품 백화점·면세점 판매 직원들이 올해 추석 연휴 노동 파업에 들어간다. 외국계 명품 화장품 3사가 공동 파업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 16일 서울 서대문구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회의실에서 '백화점·면세점·쇼핑몰 화장품 판매노동자 추석 총파업 돌입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제공

16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샤넬코리아와 로레알코리아, 한국시세이도의 백화점면세판매서비스 노동조합은 전날 18~21일 추석 연휴 기간 총파업을 결의하고 노조원들에게 관련 지침을 전달했다. 노조 관계자는 "당장 오늘부터 백화점에서 진행 중인 30분 연장영업을 거부하고 8시 정시 퇴근을 실시할 것"이라며 "추석 연휴 중에는 각 백화점 매장별 휴뮤일을 제외하고 영업하는 이틀에 파업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휴 기간 파업에 참여하는 브랜드는 로레알코리아의 랑콤, 비오템, 입생로랑, 키엘, 슈에무라, 아틀리에 코롱, 헬레나 루빈스타인과 샤넬코리아의 샤넬, 시세이도의 시세이도, 끌레드뽀 등이다. 파업에 참여하는 직원 수는 로레알코리아 1000여 명, 샤넬코리아 화장품 부문 400여 명, 한국시세이도 200여 명으로 총 약 1600여 명이다.

앞서 이들은 외국계 본사와 임금 협상 결렬을 이유로 지난 14일부터 쟁의를 벌여왔다. 유니폼이 아닌 검정색 티셔츠에 '투쟁'이라는 문구가 적힌 뱃지를 착용한 채 근무했으며, 백화점 개장 시점에 맞춰 3~4분 간 피켓 시위도 벌였다.

노조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임금 하락분 보존 등을 포함한 연봉 인상안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들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코로나19 이후 결여된 실질임금보상 ▲온라인 매출에 대한 매장 직원의 기여도 인정 ▲백화점의 일방적인 연장 근무에 대한 합의 ▲명절 휴일 공동휴식권 보장 ▲백화점·입점업체·노동조합 3자가 참여하는 합의기구 구성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쟁의 이후에도 협상에 진척이 없어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며 "추석 파업 이후의 투쟁 또한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