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시세이도·로레알 등 해외 명품 화장품 백화점·면세점 판매 직원들이 노동 쟁의에 돌입했다.
15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샤넬코리아와 로레알코리아, 한국시세이도의 백화점면세판매서비스 노동조합은 지난 14일부터 쟁의를 시작했다. 이번 쟁의에 참여하는 조합원들은 유니폼이 아닌 검정색 티셔츠를 입고 '투쟁'이라는 문구가 적힌 뱃지를 착용한 채 근무하고 있으며, 백화점 개장 시점에 맞춰 3~4분 간 피켓 시위도 벌이고 있다.
노조가 쟁의에 돌입한 것은 외국계 본사와 임금 협상이 결렬되면서다. 노조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임금 하락분 보존 등을 포함한 연봉 인상안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들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샤넬코리아 노동조합과 로레알코리아 노조, 한국시세이도 노조는 지난 10~11일 이틀에 걸쳐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평균 90% 수준의 찬성률로 쟁의권을 확보하고 지난 14일부터 본격 쟁의 행위에 들어갔다"고 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결여된 실질임금보상 △온라인 매출에 대한 매장 직원의 기여도 인정 △백화점의 일방적인 연장 근무에 대한 합의 △명절 휴일 공동휴식권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외국계 명품화장품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임금체계는 기본급에 성과급을 더하는 방식으로 책정되는데,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오프라인 매장의 화장품 매출이 줄면서 실제 임금이 감소했다. 여기에 본사의 온라인 채널 강화로 할인 정책 등 가격 측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오프라인 매출은 더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국내에서 외국계 명품 화장품 기업 3사가 함께 쟁의 행위를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 백화점에서 진행되는 이번 쟁의에 참여하는 3사 직원 수는 로레알코리아 1000여 명, 샤넬코리아 화장품 부문 400여 명, 한국시세이도 200여 명으로 총 약 1600여 명에 달한다.
김연우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사무처장은 "쟁의가 언제까지 진행될 지는 각 노사별 협상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