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만원짜리 크림이 나왔다고 해서 보러 왔어요."
27일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1층에 현대백화점(069960)그룹 패션전문기업 한섬(020000)의 첫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의 첫 매장이 문을 열었다. 오에라는 1987년 창립해 패션 외길을 걸어온 한섬의 첫 화장품 브랜드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야심작으로 알려졌다. 한섬이 쌓아온 패션 사업 노하우를 화장품 사업에 접목시키고, 패션 사업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다각화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다.
매장은 약 21.5㎥(6.5평) 규모로 크지 않았지만, 상행선 에스컬레이터 바로 옆에 자리해 접근성이 좋았다. 베이지 색감을 중심으로 깔끔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연출됐다. 매장 곳곳의 푸른색 포인트와 물결무늬 매대도 눈에 띄었다. 이는 '스위스 알프스 호수의 물빛'을 표현한 것으로, 영국의 글로벌 설계사 'CMK'와 협업해 만들었다. 핀란드 출신의 유명 유리공예가 안나 리사의 작품인 화병도 곳곳에 배치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매장엔 새로운 화장품을 궁금해 하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제품을 시향 하거나 발라볼 순 없었지만, 고객들은 설명을 들으며 관심을 보였다. 매장 관계자는 "이날 오전에만 10명 넘는 고객이 상담을 받았고, 제품을 구매한 고객도 2명 있었다"며 "구매자 중 한 명은 남성 고객이었다"고 말했다.
매장을 찾는 소비자의 연령대는 30~50대로 다양했다. 이날 매장을 찾은 주부 박모(46)씨는 "'오에라'라는 브랜드는 몰랐는데, 상담을 받아보니 한섬 브랜드라고 해서 더 궁금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직장인은 "뉴스에서 브랜드 출시 소식을 접했는데, 120만 원짜리 크림이 있다고 해서 와봤다"며 "코로나 방역 조치 때문에 발라볼 수 없어 아쉽다"고 했다.
'오에라'는 'Zero(0)'와 'Era(시대)'의 합성어로,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피부균형점에 도달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영감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스킨케어 라인은 스위스 원료를 사용해 전량 스위스에서 생산된다.
명품 화장품을 지향하는 만큼 가격대는 초고가로 책정됐다. 평균 20만~50만 원 수준이며, 대표 상품은 다중 기능성 세럼 '캘리브레이터(37만5000원대)'다. 가장 비싼 제품은 125만 원짜리 '시그니처 프레스티지 크림(50㎖)'이다. 베이지 색상의 크림으로, 페퍼 향의 탑 노트로 시작해 로즈 향의 미들 노트, 동남아시아 지역 식물인 패츌리 향의 베이스 노트로 이어진다. 오에라 관계자는 "심신 완화와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가 있는 아로마 향"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용기는 라프레리·시세이도·로레알그룹 등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용기 디자인을 담당하는 미국 디자인 전문업체 '모조(MOJO)'와 손잡고 개발했다. 곡선을 살린 감각적인 패키지에 스위스 빙하수의 에메랄드 색상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오에라 측은 현재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맞춰 제품 시향이나 테스트 대신 상담·회원 가입 고객을 상대로 샘플 제품을 증정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스파 서비스'와 '1:1 케어 프로그램'도 아직 선보이지 못했다. 오에라는 별도의 스파 서비스 공간을 백화점 5층에 마련할 계획이다. 매장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추이와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 상황에 따라 서비스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 매장은 다음 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선보일 예정이며, 연내 판교점, 더한섬하우스 부산점·광주점 등에 문을 열 계획이다. 한섬 공식 온라인몰 더한섬닷컴과 현대H몰과 더현대닷컴에서도 판매한다.
내년부터는 메이크업·향수·바디·헤어 케어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시장 공략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나선다. 연내 중국 법인(한섬상해)을 통해 중국 현지에 진출할 예정이며, 국내외 면세점 입점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