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패션 대기업이 2분기 호실적을 발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백신 접종 등으로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신(新)명품, 골프복, 수입 화장품 등 패션·뷰티 수요가 늘었고, 자체 온라인몰 강화 효과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028260) 패션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2400% 증가한 430억 원, 매출액은 17.8% 증가한 4440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2분기 영업이익이 265억 원으로 흑자전환했고, 매출은 3407억 원으로 18.6% 증가했다. 2분기 영업이익과 매출 모두 2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다. 현대백화점 패션계열사 한섬(020000)도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127억 원, 235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각각 13%, 65.9%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속 보복 소비 확산에 따른 명품 등 고가 상품 수요 증가와 온라인몰 강화 효과 등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국내 소비심리 회복과 온라인·수입 상품 판매가 호재를 보인 것이 실적 개선의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기존 패션 브랜드를 과감히 정리하고 '신명품'으로 불리는 수입 브랜드 중심으로 브랜드를 재편한 효과가 컸다. 이 브랜드들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2004년생)에 인기를 얻으며 매출이 급성장했다. 하트와 알파벳 A 로고로 유명한 '아미'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286% 증가했다. 여우 로고로 인기를 끈 '메종키츠네'도 상반기 매출이 98% 늘었으며, 르메르(141%), 톰브라운(41%) 등도 매출이 증가했다.
각 업체의 자체 온라인몰도 성장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자사몰 SSF샵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신명품을 비롯해 골프복,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등 새로운 브랜드를 늘렸고, 라이브 커머스와 동영상 콘텐츠 등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며 자사몰을 강화한 효과다. 지난달에는 포스텍과 협력해 소비자 성향에 따라 상품을 추천하는 인공지능(AI) 기술 '패션 큐레이션 서비스'도 도입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체 온라인몰 에스아이(SI)빌리지의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대비 66% 증가했다. 마르지엘라, 끌로에 등 신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바이레도, 딥디크 등 고가 화장품·향수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또 한섬의 자체 온라인몰 더한섬닷컴의 올 상반기 매출도 지난해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자체 고가 브랜드인 타임, 옴므 등이 성장을 이끌고 있다.
LF(093050)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510억 원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4653억 원으로 10% 늘었다. 코오롱FnC도 2분기 영업이익이 153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28% 늘었고, 매출이 8% 증가한 2521억 원을 기록했다.
골프 산업 호황에 따른 골프복 수요가 급증한 것이 주효했다. LF는 닥스골프·헤지스골프를 보유했고, 젊은 세대를 겨냥한 신규 브랜드 '닥스 런던'과 '더블 플래그'를 새롭게 선보이며 골프복 분야를 강화했다.
코오롱FnC도 지포어·왁 등 골프복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온라인 전용 골프 브랜드 '골든베어'도 새롭게 출시했다. 특히 지난 3월 선보인 '지포어'는 백화점 매장당 매달 평균 5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5개월 만에 연매출 목표의 2배를 달성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유행 속 패션업계의 하반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1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1805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확진자 발생 규모는 지난달 7일 이후 1000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 여부, 백신 접종 속도 등에 따른 소비심리 향방이 실적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박현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7~8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상향으로 패션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다만, 이전보다 거리두기에 대해 시민들의 민감도가 떨어지는 점이나 7~8월이 전통적인 의류업계의 비수기인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