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구업계 1·2위 업체 한샘(009240)과 현대리바트의 2분기 성적표가 엇갈렸다. 1분기에 이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부문은 양사 모두 성장했지만, 현대리바트는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부문 부진에 또 다시 발목이 잡혔다.
9일 현대리바트(079430)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5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0%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530억 원으로 같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9억2000만 원으로 86% 감소했다.
B2B 부문이 부진했다. 사업 부문별 매출을 보면 B2C 가구사업 매출은 5.2% 늘었으나, B2B 가구사업 매출은 5.9% 줄었다. B2B 사업 부문은 해외 가설 공사(본공사를 하기 위한 준비 단계 공사) 사업 종료 영향으로 매출이 5.7% 감소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대리바트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B2B법인 대형 공사 준공에 따른 매출 공백으로 하락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샘은 실적 호조를 이어갔다. 지난달 23일 공개한 한샘의 2분기 매출액은 568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 영업이익은 276억원으로 22% 늘었다. 핵심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부문의 성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온라인 인테리어와 리모델링(리하우스) 수요가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올 2분기 한샘의 리하우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온라인 매출은 10% 늘었다. 특히 리하우스 주요 지표인 직접 시공 패키지 수주 건수가 213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 상반기 리하우스 매장을 29개까지 유통망을 확대한 게 주효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샘 리하우스 채널의 고성장세는 패키지 판매 및 직접 시공 패키지 증가, 표준매장 신규 출점과 리하우스 대리점 증가 효과 등으로 지속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는 표준매장 신규 출점과 리하우스 대리점 증가, 마트 입점을 통한 트래픽 증가 효과가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샘은 하반기 리모델링 부문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지난해 17조3000억 원에서 2025년 37조 원, 2030년에는 44조 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샘은 리하우스 매장을 연내 50개까지 확대하고 현재 2500명 수준인 리모델링 전문가 ‘리하우스 디자이너(RD)’도 30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현대리바트는 하반기 B2C 부문 방어와 B2B 신규 해외 공사 수주로 실적 반전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현대리바트는 지난 4월 현대건설(000720)로부터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가설공사 프로젝트를, 6월에는 삼성물산(028260)으로부터 카타르 LNG 수출기지 확장공사 가설공사를 수주했다.
회사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주방가구 등 B2C 가구사업 확대와 함께 신규 해외 가설공사사업 본격화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반기보다 개선될 것”이라며 “신규 해외 가설 공사 매출은 3분기부터 본격 발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