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가 인기 아이돌 그룹의 '굿즈 숍'으로 변신하고 있다.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화장품·패션·식음료기업들이 인기 아이돌의 화보집과 포토카드부터 소주잔, 머그컵, 베개 커버 같은 일상용품까지 선보이고 있다.

화장품 브랜드 라운드어라운드가 사은품으로 제공한 몬스타엑스 셔누의 포토카드 세트 /라운드어라운드 제공
화장품 브랜드 라운드어라운드의 모델이 된 아이돌그룹 몬스타엑스의 셔누. /라운드어라운드 제공
화장품 브랜드 웰라쥬의 신제품 홍보를 맡은 아이돌그룹 몬스타엑스의 형원. /웰라쥬 제공
스파오의 가을겨울(F/W) 시즌 브랜드 모델로 아이돌그룹 몬스타엑스의 주헌. /스파오 제공

국내에서 굿즈(Goods)는 브랜드나 유명인을 활용해 제작한 상품을 통칭한다. 대개 연예기획사에서 팬덤을 겨냥해 소속 아이돌 그룹의 포토카드나 뱃지, 사진이나 캐릭터를 활용한 일상용품 등을 판매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유통기업들도 아이돌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굿즈를 출시해 1020세대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맥도날드의 방탄소년단(BTS) 세트 매진 사태 등을 통해 아이돌 그룹이 홍보 효과는 물론, 매출에도 도움이 되는 분위기를 유통업계가 감지한 것이다.

최근 화장품 브랜드 라운드어라운드는 보이 그룹 몬스타엑스(MONSTA X)의 셔누를 광고 모델로 기용하고, 구매자에게 포토카드를 증정하는 행사를 기획했다. 올리브영의 온오프라인 몰에서 진행했는데, 온라인몰의 경우에는 행사를 시작한 초기 수십여 분 동안 서버에 과부하가 걸려 접속이 지연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신세계(004170)그룹 인수설에 휩싸였던 보톡스 전문회사 휴젤은 화장품 브랜드인 웰라쥬의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몬스타엑스의 형원을 기용했다. 웰라쥬가 자사 온라인몰에서 진행한 포토카드 증정품은 하루도 안돼 매진됐다. 화장품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인 NCT127의 화보집과 브로마이드, 포토카드 등을 사은품으로 증정해 품절 사태를 빚었다.

웰라쥬 관계자는 "광고 화보를 촬영한 형원이 브이라이브(V LIVE·네이버가 제공하는 연예인 인터넷 방송 플랫폼)를 진행하면서 추천한 제품이 온라인몰에서 임시품절될 정도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나타났다"면서 "신제품을 홍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아이돌을 기용한 만큼, 제품 구매자에게 감사의 의미로 포토카드를 증정하는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가수 아이유가 모델인 보석·패션브랜드 제이에스티나가 하이트진로와 협업해 출시한 목걸이와 소주잔 세트. /하이트진로 제공
스파오가 아이돌그룹 샤이니의 태민과 협업해 출시한 파자마 세트 /스파오 제
스파오가 아이돌그룹 소녀시대 소속 태연과 협업해 반려견 제로를 주제로 출시한 제품들. /스파오 제공
구매자에게 아이돌그룹 NCT127의 포토카드를 증정한다는 안내문이 화장품 브랜드 네이처리퍼블릭 매장에 붙어 있다. /유한빛 기자

가수 아이유가 광고 모델인 보석·패션 브랜드 제이에스티나도 굿즈 덕분에 화제를 모았다.

하이트진로의 참이슬과 협업해 목걸이와 소주잔을 한정수량 판매했는데, '아이유 소주잔' '핑크이슬' 등으로 불리면서 소비자의 관심이 쏠렸다. 목걸이와 세트로 약 9만원에 판매된 이 소주잔은 중고시장에서 단독으로 12만~13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랜드그룹 산하 패션 브랜드 스파오는 아예 아이돌 그룹과 꾸준히 협업해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소녀시대 태연의 반려견 '제로'를 활용해 출시한 의류와 반려견용 목줄, 캠핑의자 등 소품과 엑소(EXO) 소속 세훈의 반려견 '비비'를 모티브로 한 파자마와 에코백 등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태민을 형상화한 이모티콘(6v6)으로 머그컵과 파자마 세트, 티셔츠 등을 디자인해 판매했다.

이랜드 관계자는 "스파오의 아이돌 협업 상품들은 보통 출시 첫날에 평균 70~80%의 물량이 소진될 정도"라면서 "태민 협업 제품 중 일부는 10분 만에, 나머지 제품은 하루 만에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어 재생산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특히 1020세대를 타깃으로 한 브랜드나 제품의 잠재적인 소비층이 아이돌 팬덤과 상당 부분 겹치는 점을 주목한다.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맥주의 광고 모델이 된 방탄소년단(BTS). /롯데칠성음료 제공

최근 클라우드 생드래프트 맥주의 모델로 방탄소년단을 기용한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인기 아이돌은 소비자의 집중도가 높고 실제로 광고 모델의 인기가 매출로도 이어지는 편"이라면서 "이 때문에 홍보가 필요한 신제품에 적극적으로 아이돌을 기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라운드어라운드 관계자는 "아이돌 등 유명인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면 팬덤에게 우리 브랜드를 인지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팬들이 브랜드와 제품을 자발적으로 홍보해주는 등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팬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어떤 모습을 보고 싶어할 지에 대해 고민한 다음 콘텐츠를 만들어야 광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