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업계의 양대산맥인 한국콜마(161890)와 코스맥스(192820)가 그룹의 외연을 넓히고 해외시장을 공략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2대 화장품 ODM업체 중 한국콜마그룹은 그룹 포트폴리오를 균등하게 구성하기 위해 제약·건강기능식 사업에 힘을 준 반면, 코스맥스그룹은 주력 사업인 화장품 부문의 연구개발(R&D)과 해외 진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
ODM은 고객기업의 브랜드로 판매하기 위한 제품을 기획·개발하고 생산하는 사업이다.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지 않아 홍보·마케팅이 아닌 기술력과 제품력으로만 승부할 수 있지만, 전방산업의 업황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B2B(기업 대 기업간 거래) 사업이기도 하다.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그룹 차원에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주 이유 중 하나다.
지난 1990년 일본콜마와 합작법인으로 설립된 한국콜마는 화장품 연구·개발·제조업으로 성장한 회사다. 아모레퍼시픽(090430), LG생활건강(051900), AHC, 애터미 등 국내 크고 작은 화장품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3년 새 한국콜마는 헬스케어·뷰티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화장품과 제약, 건강기능식을 그룹의 3대 사업으로 설정했다.
현재 제약사업은 HK이노엔이, 건강기능성식품 ODM 사업은 콜마비앤에이치(200130)가 맡고 있다.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한국콜마의 매출은 6092억원, HK이노엔은 5972억원, 콜마비앤에이치는 5363억원으로, 3개 사업부가 균형을 이룬 모양새다.
한국콜마가 제약·헬스케어시장에서 단숨에 존재감을 키운 비결은 지난 2018년 CJ헬스케어를 인수한 덕이다. 지난 1984년 설립된 CJ제일제당 제약사업부가 전신으로, 의약품 부문에 강점이 있는 회사다. 실제로 매출의 80~90%가 수액·백신 제품과 순환기·소화기 전문의약품에서 나오는데, 대표 제품은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인 '케이캡'이다. 숙취 해소 음료인 컨디션 등도 생산한다.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의 사명을 지난해 HK이노엔으로 변경했고, 현재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오는 29~30일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받는 HK이노엔의 상장 가치는 1조4400억~1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공모하는 주식 중 구주매출분(42.9%)은 CJ헬스케어를 인수하던 당시 유치한 재무적투자자 지분이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주력 제품인 케이캡의 임상실험을 현재 미국에서 진행하는 등 해외 진출을 위한 투자를 늘리기 위해 상장을 추진하는 것"이라면서 "국내에서도 최근 오송 공장에 수액제 생산설비를 증설했는데, 앞으로도 설비 관련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코스맥스그룹은 화장품 개발·생산과 해외 법인을 통한 현지 시장을 공략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코스맥스그룹은 지난 1992년 화장품 ODM 기업인 일본 미로토와 기술 제휴를 맺고 설립한 한국미로토에서 시작됐다. 현재 화장품는 코스맥스가, 건강기능식은 코스맥스바이오와 코스맥스엔비티가 나눠 맡고 있다. 다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화장품이 70% 정도로 절대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4월 평택 고렴 산업단지에 화장품 공장을 신축하고 물류센터를 짓는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현재 파우더 제형의 색조화장품 제품을 생산하는 화성공장의 가동률이 오는 2022년 10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선제적으로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도 현지 생산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시장은 지난 2004년과 2010년 각각 상하이와 광저우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며 공략하기 시작했고, 이후 미국과 인도네시아에도 진출했다.
화장품 사업의 경우 연 매출의 50%는 국내, 25~30%는 중국 법인, 나머지는 미국과 인도네시아에서 나온다. 해외 법인과 생산시설을 통해 현지 화장품 기업이나 해당 국가에 진출한 해외 화장품 브랜드의 제품 개발과 제조를 맡고 있다.
코스맥스는 중국 사업부의 비중을 키우는 방향으로 투자하고 있다. 중국 주요 화장품 브랜드인 퍼펙트 다이어리(Perfect Diary∙完美日記)의 모회사인 이센(YATSEN∙逸仙電商)과 합작해 광저우시에 공장을 짓고 있다. 완공 목표는 오는 2022년 말이다. 인도네시아 법인에서는 이슬람교인에게 필수적인 할랄 인증을 받아, 무슬림 인구가 많은 동남아 국가와 중동시장을 겨냥한 제품을 개발한다.
화장품 연구개발(R&D)을 위한 투자도 꾸준하다. 올해 7월 1일 기준으로 화장품 성분과 관련한 코스맥스의 누적 국내 특허 출원 건수는 666건, 특허 등록 건수는 320건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현재 그룹 차원의 중장기적인 과제는 제품 생산과 개발 등 전 단계의 '디지털 전환'"이라며 "지난 30년 동안 축적해온 화장품 제형과 원료 조합법에 대한 자료를 빅데이터화하고 인공지능(AI)를 활용해 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생산 역시 스마트 공장으로 전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