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한 가운데 7~8월 대목을 맞아 회복을 노리던 테마파크 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에버랜드 '트로피컬 판타지 가든'. /연합뉴스 제공

16일 테마파크 업계에 따르면 에버랜드는 지난 13일부터 공식 홈페이지에서 연간이용권 이용 중지 신청을 받고 있다. 신청 기한은 25일까지로, 중지 기간은 올해 10월 9일까지로, 총 90여일이다. 중지 기간 이후에는 자동으로 연간이용권 기간이 다시 시작된다.

이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조치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연간이용권 중지를 요청하는 고객이 많았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적용에 따라 공원 이용이 어려운 고객에게 선택권을 주는 차원에서 이번 조치를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테마파크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다중집객시설 이용 우려가 확산하면서 개인 이용객을 비롯해 학생·기업 등 단체 고객이 감소하면서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에버랜드 입장객은 275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58% 줄었다. 롯데월드도 155만8000명으로 73%, 서울랜드는 64만9000명으로 56% 감소했다.

이들 시설을 운영하는 기업 실적도 부진했다. 에버랜드·캐리비안베이를 운영하는 삼성물산(028260) 리조트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4260억원으로 전년보다 39% 줄었고, 82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롯데월드를 운영하는 호텔롯데 월드사업부 매출은 1245억원으로 77% 줄었고, 매출에서 매출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은 2019년 1256억원 흑자에서 347억원 적자로 전환했다. 서울랜드도 지난해 매출이 214억원으로 58% 감소했으며, 영업손실 135억원을 기록해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업계는 올 들어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시작되고 거리두기 완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회복을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4차 대유행 본격화로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강화하면서 테마파크 역시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에버랜드와 롯데월드, 서울랜드 모두 오후 6시 이후 동반 입장객을 2인으로 제한한다. 동거가족일 경우 예외를 인정하지만, 주민등록등본 등 가족임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필수 지참해야 한다. 예방접종자 인센티브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 퍼레이드를 비롯한 일부 공연을 중단하거나 축소 운영 중이다.

이미 입장객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주말(10~11일) 에버랜드 입장객은 전주 대비 약 25%, 케리비안베이는 50% 감소했고, 4단계 거리두기가 본격 시행된 12일부터 14일까지는 에버랜드와 케리비안베이 모두 입장객이 50% 가량 줄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해 주말에 비가 오고 평일에는 폭염이 시작된 것도 입장객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롯데월드도 지난 주말 입장객이 전주 대비 65% 가량 감소했고, 평일(12~14일)은 70% 줄었다.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내 테마파크 롯데월드 놀이시설에서 막바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특히 롯데월드의 경우 올해 하반기 부산 기장군에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개장을 앞두고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 개발사인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해외에서 들여오는 놀이기구의 최종 점검을 위해 전문가들이 입국해야 하는 상황에서 어려움이 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나아질지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준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8~9월쯤 개관을 예상하고 있다"고 했다.

한 테마파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업계의 어려움이 계속됐지만, 올 4~5월 이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인 데다가 백신 보급이 본격화하면서 홍보나 축제, 이벤트 등을 적극 진행하려고 했다"며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과 거리두기 강화로 제한적 운영에 들어가면서 업황 회복 기대감이 다시 꺾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