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뷰티 홍대 외관 렌더링 이미지. /무신사 뷰티 제공

10일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인근에 들어선 '무신사 뷰티 홍대'. 매장 지하 1층으로 내려가자 화장품 진열대 사이로 약사들이 근무하는 약국이 있었다. 처방약을 조제하고 복약 상담을 하는 일반 약국이지만, 한쪽에서는 두피·모발 관리부터 여드름·트러블까지 고민별 뷰티 상품을 볼 수 있다. 오는 11일 문을 여는 이곳은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처음 선보이는 뷰티 단독 오프라인 매장이다.

무신사 뷰티 홍대는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총 4개 층, 1262㎡(약 400평) 규모로 조성됐다. 뷰티 브랜드 약 600개와 지하 약국의 270개 브랜드를 합치면 약 870개 브랜드, 상품 수는 1만2000여개에 달한다. 이 중 지하 1층 전체 176㎡(약 53평)를 '뷰티온누리약국'으로 꾸몄다. 약사 2명 이상이 상주하고 처방전에 따른 의약품 조제와 복약 상담까지 하는 일반 약국이다. 동시에 모발·두피 관리, 여드름·트러블 등 고객 고민에 맞춘 뷰티 상품을 함께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지하 1층에 조성된 '뷰티온누리약국'. /변지희 기자

뷰티온누리약국은 일부 공간을 임차해 독립적으로 약국을 운영하되, 뷰티 상품 구성에서 무신사와 협업한다. 무신사 측은 "온누리약국과 고객 데이터, 뷰티 트렌드 정보를 공유하고, 약국에서 판매하는 화장품의 상품 구성과 큐레이션을 함께 논의한다"라며 "일반의약품의 상품 구성과 진열, 가격, 판매와 결제 등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화장품 시장에서 '더마(Derma·피부과학 기반 화장품)'와 '고기능성' 제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흐름을 겨냥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더마 스킨케어 시장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5.7%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국내 스킨케어 시장 성장률 2.1%를 크게 웃돈다.

약국 위로 올라가면 분위기는 다시 달라진다. 1층은 메이크업과 프래그런스, 컬러렌즈 등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약 140개 브랜드가 들어선 메이크업 존에서는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발라보고 비교할 수 있다. 무신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브랜드인 스나이델 뷰티, 글릿, 센셀, 리즈다 등도 배치했다. 또 진열대마다 조도를 조정할 수 있는 조명을 설치했다. 소비자들이 색조 제품 색상을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진열대에 설치된 조명. 조도 조절이 가능하다. /변지희 기자

프래그런스 존은 온라인에서 향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셀비지타코, 세이리, 유겐, 골드필드 앤 뱅크스, 에따 리브르 도랑쥬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신진 브랜드를 시향할 수 있다.

1층에는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하는 '브랜드 하이라이팅 존'도 만들었다. 첫 주자는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인지도를 쌓은 저자극 비건 스킨케어 브랜드 '퓨리토서울'이다. 이미 유명한 상품만 모아놓지 않고, 국내 오프라인 접점이 적은 브랜드를 전면에 세우겠다는 것이다.

2층은 스킨케어가 중심이다. 약 220개 브랜드가 입점했으며 피부 장벽·진정 등 피부 고민에 따라 상품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헤어케어 존에서는 스킨케어처럼 성분과 관리 방식에 관심을 갖는 이른바 '스키니피케이션(Skinification)' 트렌드를 반영했다. PDRN 성분을 활용한 아벤티카, 양파와 케일 슈퍼푸드를 활용한 두피 관리 브랜드 프루티드, 여성 프리미엄 헤어케어 브랜드 어게인미 등이 대표적이다.

무신사 뷰티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카테고리별 인기 상품 7개를 포디움 형태로 보여주는 '무신사 뷰티 랭킹 존'도 마련했다. 매장을 둘러보다 온라인에서 어떤 상품이 실제 많이 팔리는지 곧바로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다. 3층에는 무인 로봇 카페 '아즈니섬'과 야외 테라스 공간을 조성했다.

3층에 마련된 무인 로봇 카페. /변지희 기자

◇ 패션 고객 뷰티로 연결… 홍대 시작으로 성수·제주로

무신사 뷰티 측에 따르면 전체 입점 브랜드 가운데 인디 브랜드 비중이 약 70%에 달한다. 무신사가 패션 시장에서 신진 브랜드를 찾아 고객과 연결하고 함께 성장시켜 온 이른바 '인큐베이팅 DNA'를 뷰티 시장에도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패션 고객을 뷰티로 끌어올 수 있다는 점은 무신사가 가진 무기다. 무신사에 따르면 올해 1~8월 무신사 뷰티 신규 고객의 83.1%는 이미 무신사에서 패션 등 다른 카테고리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었다.

지난달 '무뷰페 in 성수'에서는 뷰티 브랜드와 무신사 입점 패션 브랜드의 협업도 실험했다. 해당 협업 브랜드 거래액은 행사 기간 직전 같은 기간보다 평균 430% 증가했다. 베리웨이×파인드카푸어는 35.7배, 제브라헤어웨일은 942%, 롬앤×로라로라는 269% 늘었다.

무신사 뷰티 홍대 1층 내부. /변지희 기자

홍대를 첫 뷰티 단독 매장으로 고른 것도 이 같은 전략과 맞닿아 있다. 무신사 자체 데이터에 따르면 홍대 상권 유동인구의 67%가 외국인으로 내국인 33%의 약 두 배다. 내국인 유동인구 가운데서는 여성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 패션과 뷰티에 관심이 많은 2030세대와 외국인 관광객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지역이라는 설명이다.

외국인 고객을 겨냥해 여권 인증 후 5만원 이상 구매하면 1만원을 할인해 주는 혜택을 마련했고, 인근 호텔과 제휴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무신사는 홍대점을 시작으로 오는 11월 성수에 두 번째 단독 매장을 열고 제주에는 무신사 킥스(신발 매장)와 결합한 복합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연진 무신사 뷰티 오프라인팀 팀장은 "무신사의 고객들은 개성이 뚜렷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무신사 뷰티에 입점한 인디 브랜드들도 자신의 색깔을 뚜렷하게 담아내고 소비자들에게 전하고 싶어한다. 고객들이 무신사 뷰티 홍대에서 자신의 '추구미'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고, 즐겁게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