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앞. /뉴스1

홈플러스가 지난달 전국 67개 점포를 재개장한 직후 조직을 개편하면서 본사 조직 5곳을 본부로 격상하고 6명을 승진시킨 것으로 9일 확인됐다. 일각에서는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를 앞두고 생존 기로에 서 있던 시점이어서, 회사가 정상화보다 내부 자리 챙기기에 급급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조선비즈가 입수한 홈플러스 내부 문서를 보면, 회사는 지난 8월 16일 자로 조직 개편과 인사 발령을 단행했다. 발령 대상은 36명이다.

인사발령서에 승격으로 표기된 조직은 5곳이다. 영업인사총괄과 영업혁신총괄을 합쳐 영업인사본부로, 브랜드마케팅총괄을 브랜드마케팅본부로, 신선가공총괄을 신선가공&NFG본부로 각각 격상했다. 수산팀과 축산팀은 통폐합해 수축산본부로, 감사팀은 감사본부로 올렸다. 이들 5개 본부를 맡은 5명이 이사로 승진했고, 점장 출신 1명이 부장으로 승진했다.

같은 날 공지에서 홈플러스는 기존 8개 지역본부를 6개 체제로 줄였다. SCM기획팀 등을 해체하고 일부 팀은 통폐합했다. 현장 조직은 축소하면서 본사 상위 직급은 늘린 셈이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 과정에서 생긴 공백을 메우려는 조치였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직을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나간 사람들의 자리를 대체하기 위한 인사"라고 했다.

다만 내부에선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흘러나온다. 홈플러스가 유동성 위기로 임시 휴업했던 점포 67곳의 영업을 정식 재개한 것은 8월 13일이다. 법원의 회생 계획안 인가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 문을 다시 연 지 사흘 만에 인사를 낸 것이다.

현재 67개 점포에서 근무 중인 직원은 휴직자를 제외하고 3700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인력과 점포가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축소 운영을 해도 모자랄 판에 조직을 격상하고 승진을 낸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홈플러스의 한 직원은 "직원들은 회사를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밀린 임금과 퇴직금까지 나중에 받겠다며 피해를 감수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조직을 키우고 승진을 하는 게 회생 기업이 맞느냐"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이달 2일 서울회생법원에서 수정 회생 계획안 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3월 회생절차에 들어간 지 1년 6개월 만이다. 다만 5000억원대 공익채권 상환과 점포 매각, 영업 정상화는 과제로 남아 있다. 홈플러스는 자가 점포 19곳을 매각하고 인수·합병(M&A)을 추진해 변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