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에서 운동 전후 챙겨 먹는 단백질 제품이 편의점 인기 음료로 자리 잡고 있다. 단백질음료 매출은 최근 국민 간식으로 통하는 바나나우유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단백질 제품이 새로운 쇼핑 품목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특히 대만인들이 프로틴 셰이크를 대량 구매하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의 올해 1~8월 단백질 음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단백질 음료 매출은 바나나우유보다 3.8% 많았다. 가공우유 부문에서 단백질 음료 매출이 바나나우유 카테고리를 앞지르고 1위에 오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편의점 단백질 음료 매대 모습. /GS25 제공

GS25가 단백질 음료를 판매하기 시작한 2020년에는 관련 상품이 3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50여 종에 달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운동 전후 단백질을 보충하려는 소비자가 주로 찾는 제품이었지만, 최근에는 아침 식사나 간식을 대신하거나 식단 관리를 위해 구매하는 수요가 늘었다.

◇ 외국인도 찾는 프로틴… 대만 관광객에 인기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국내 단백질 관련 제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만 관광객 수요가 눈에 띈다.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CU가 발간한 '외국인 고객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대만 관광객이 CU에서 가장 많이 구매한 상품은 파우치형 단백질 셰이크 '한손한끼'였다. 뚜껑이 달린 파우치에 물이나 우유, 두유를 바로 부어 먹을 수 있도록 만들었다. 건강·식단 관리 제품을 만드는 중소업체 리뉴파이의 제품이다. 현지 인플루언서들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한손한끼를 한국 여행 추천 상품으로 소개하면서 입소문을 탄 덕이다.

지난해 대만 관광객이 CU에서 구매한 상품 순위 1~5위는 모두 한손한끼 시리즈가 차지했다. 중국, 미국 관광객의 구매 1위가 바나나맛우유였고, 일본 관광객 구매 순위에서도 바나나맛우유가 2위에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대만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Shopee)에서 판매 중인 한국산 단백질·식사대용 셰이크 제품. /쇼피 캡처

한꺼번에 여러 개를 사가는 경우도 많다. 공항, 명동, 홍대 등 관광객이 몰리는 지역에서는 단백질 음료를 박스 단위로 대량 구매하거나 한 번에 100만원 이상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

대만 현지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다양한 한국산 단백질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일부 판매자는 제품을 낱개뿐 아니라 10·20개 등 묶음 단위로도 판매한다. 대만의 해외 식품 반입 정보 사이트에는 한국에서 프로틴 셰이크 등 단백질 제품을 대만으로 가져갈 수 있는지를 확인한 기록도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

◇ 고단백 열풍 속 입소문… 현지 편의점도 경쟁

대만에서 확산하는 고단백 식품 열풍이 한국 프로틴 제품 수요로 이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 이후 현지에서 운동과 식단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백질을 일상적으로 챙겨 먹는 수요가 늘어났다. 한국처럼 음료, 간편식 포장 전면에 단백질 함량을 내세운 제품도 많아지는 추세다.

현지 편의점들도 관련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대만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건강 관련 식음료 매출은 300억대만달러(약 1조2801억원)를 넘어섰다. 2020년부터 건강 식생활 브랜드 '심플 핏(Simple Fit)'을 운영해 관련 상품을 100종 이상으로 늘렸고, 올해는 일부 점포에 전용 냉장 진열 공간도 마련할 예정이다.

대만 패밀리마트가 지난달 25일 국가운동훈련센터와 협업해 선보인 스포츠 영양 간편식. /대만 패밀리마트 제공

대만 패밀리마트가 운동·식단 관리 수요를 겨냥해 선보인 '운동응원(運動應援)' 간편식 시리즈도 연간 매출이 10억대만달러(약 427억원)를 돌파했다. 대만의 규칙적 운동 인구 비율은 35.6%로, 패밀리마트는 최근 국가운동훈련센터와 손잡고 스포츠 영양사가 개발에 참여한 간편식도 선보이고 있다. 단백질, 탄수화물 등 필요한 영양에 따라 제품을 세분화했다.

현지에서도 단백질 음료, 닭가슴살을 넘어 고단백 두유, 빵, 스낵 등 제품군이 넓어지고 있지만, 한국 제품의 맛, 식감, 간편함이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단순히 단백질 함량, 근육 보충 등 기능성을 강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상에서 부담 없이 먹는 식품으로 접근한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단백질 식품 시장 규모는 2018년 813억원에서 2023년 4500억원으로 5배 이상 커졌고, 올해는 8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국내 즉석음용(RTD) 단백질 음료 시장도 2020년 64억원에서 지난해 1245억원으로 5년 만에 20배 가까이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