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조선미녀' 등을 운영하는 구다이글로벌이 최근 액면분할을 마치고 기업공개(IPO) 준비에 속도를 내면서 무신사와 컬리 등 상장을 준비 중인 유통·플랫폼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이 실제 공모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몸값을 인정받느냐에 따라 최근 뷰티 사업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는 무신사와 컬리 등의 기업가치 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증시에서는 패션 기업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고, 컬리와 SSG닷컴 등 대형 이커머스 기업도 과거 상장에 난항을 겪었다. 반면 케이(K)뷰티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분위기다. 구다이글로벌이 공모 과정에서 어느 수준의 몸값을 기록하느냐가 이들 기업의 향후 IPO 전략을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다이글로벌은 최근 50대 1 액면분할을 단행해 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고 발행주식 수를 6만1000주에서 305만주로 늘렸다. 정관상 발행 가능 주식 수도 10억주로 확대하는 등 자본구조 정비를 진행했다. 업계에서는 구다이글로벌이 이달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고 내년 초 증시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의 목표 기업가치는 10조원 안팎이 거론된다. 회사는 지난해 8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투자 후 기준 약 4조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불과 1년여 만에 두 배가 넘는 몸값에 도전하는 셈이다.
구다이글로벌의 IPO 성과는 무신사에도 참고점이 될 전망이다. 무신사는 아직 구체적인 상장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이르면 3분기 중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무신사는 1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패션 플랫폼이라는 본업만으로 이 같은 몸값을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지난 6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패션 브랜드 운영사 피스피스스튜디오(0117P0)는 공모가가 2만1500원이었지만 지난달 말 주가가 5000원까지 떨어졌다. 공모가 대비 약 77% 낮은 수준이다.
기존 상장 패션기업의 주가 흐름도 부진하다. 한섬(020000)은 지난달 31일 1만58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1년 최고가인 2만8750원과 비교하면 약 45% 낮다. 패션 기업에 높은 성장 멀티플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신사가 패션 이외의 성장 축으로 뷰티를 빠르게 키우는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단순 패션 플랫폼에서 벗어나 패션과 뷰티를 함께 다루는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 향후 IPO 과정에서 제시할 성장 스토리를 강화하려는 모습이다.
무신사는 지난 4월 무신사 메가스토어 성수에 첫 뷰티 상설 매장을 열었다. 이곳에 입점한 500여개 브랜드의 온라인 하루 평균 거래액은 입점 전보다 약 35% 증가했다. 지난달 진행한 '무신사 뷰티 페스타' 온라인 행사에는 800여개 브랜드가 참여했고, 참여 브랜드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6% 늘었다. 무신사는 이달과 오는 11월 서울 홍대와 성수에 각각 약 400평 규모의 대형 '무신사 뷰티' 단독 매장도 열 계획이다.
한 차례 IPO를 연기한 컬리에도 구다이글로벌의 상장 성적표는 의미 있는 사례가 될 전망이다. 컬리는 2022년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지만 이듬해 증시 침체와 기업가치 하락 등을 이유로 상장을 연기했다.
컬리 역시 뷰티컬리를 새로운 성장 축으로 키우고 있다. 올해 2분기 뷰티컬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5% 증가했다. 식품 중심 이커머스에서 벗어나 뷰티와 풀필먼트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향후 IPO 재도전을 위한 기업가치를 다시 쌓는 모습이다.
본업의 수익성도 개선되고 있다. 컬리는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2분기 매출 7348억원, 영업이익 274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냈다. 네이버와의 협업도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9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선보인 '컬리N마트'의 월 거래액은 출시 1년 만에 약 10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이커머스 기업들이 기존 사업만으로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상황에서 구다이글로벌의 IPO 성과는 뷰티 사업이 실제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