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역사에 있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전경. /롯데쇼핑 제공

롯데쇼핑(023530)이 국가철도공단이 진행한 서울 영등포역사 상업시설 사용허가 입찰에서 신규 사용자로 최종 선정됐다고 1일 밝혔다. 이에 따라 1991년 문을 연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은 앞으로 최소 10년 이상 영업을 이어가게 됐다. 폐점설까지 나돌던 국내 첫 민자역사 백화점이 한숨을 돌린 셈이다.

이번 결과는 지난 2월 공모가 시작된 지 반년 만에, 네 차례 입찰 끝에 나왔다. 철도공단이 처음 제시한 연간 최저 임차료는 287억원이었지만 제안서를 낸 기업이 한 곳도 없었고, 세 차례 연속 유찰되면서 예정가는 258억3000만원을 거쳐 4차 입찰에서 229억6000만원까지 내려갔다. 롯데백화점은 이 4차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최종 낙찰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경쟁자가 없었던 만큼 최저가인 229억6000만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롯데가 써낸 낙찰가(251억5000만원)보다 낮은 금액이다.

롯데가 세 차례 입찰을 건너뛴 배경에는 악화된 수익 구조가 있다. 영등포점 매출은 2019년 4671억원에서 지난해 3146억원으로 33% 줄었지만 임차료는 오히려 늘어, 매출의 10%가량을 고정비로 내는 구조였다고 한다. 2021년 여의도 더현대 서울 개점과 도보 5분 거리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과의 경쟁, 점포 노후화가 겹치며 2000년대 중반 전국 백화점 매출 10위권이던 점포는 최근 30위권까지 밀렸다.

영등포점은 롯데가 1987년 정부로부터 점용허가를 받아 30년간 운영해온 곳이다. 2017년 말 점용기간이 끝나면서 건물이 국가에 귀속됐고, 이후에는 철도공단에 임차료를 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6월 남은 계약(2025~2029년)을 스스로 반납하고 재입찰을 택했다. 5년 단위 계약으로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유통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이 적정 수준의 임차료로 10년 운영권을 확보한 만큼 대규모 리뉴얼(새단장)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계약 불확실성 탓에 손대지 못했던 노후 매장을 손질하고,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에 밀린 2030 고객을 되찾는 것이 과제다. 영등포역은 월 수백만 명이 이용하는 교통 거점인 데다 2027년 신안산선 개통이 예정돼 있고, 영등포구 일대에서 재개발·재건축 등 90여곳의 정비사업이 추진 중이라는 점도 롯데가 이 자리를 놓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안정적인 운영 기간을 확보하게 된 만큼 차별화된 MD 등을 통해 영등포점의 경쟁력을 높여 서울 서부 상권의 대표 백화점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