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의 첫 '스타필드 마켓'으로 문을 여는 이마트 월계점 외관./이마트 제공

이마트(139480)가 27일 서울 노원구 월계점을 '스타필드 마켓'으로 새로 열었다. 2024년 죽전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일산·동탄·경산점에 이은 5호점이자 서울 1호점이다. 대형마트 이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 외부 브랜드 매장을 한 건물에 모두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콘셉트는 30~40대 유아 동반 가족을 겨냥한 '영패밀리 커뮤니티 마켓'이다.

월계점은 이마트가 새 실험을 할 때마다 꺼내 드는 점포다. 2004년 문을 연 뒤 2019년 트레이더스 서울 1호점이 들어섰고, 2020년 대규모 리뉴얼을 거쳤다. 영업면적 2만1785㎡(6590평)으로 서울 내 이마트 중 가장 크다. 노원·성북·도봉구 등 배후 인구가 140만명에 이르고 GTX-C 노선과 동북선 개통도 예정돼 있다.

이번 리뉴얼의 핵심은 동선이다. 1층 '햇빛광장'에서 출발해 2층 중앙부 '북그라운드'와 '키즈그라운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설계했다. 휴식·문화 공간만 약 180평 규모이며, 이 가운데 157평이 북그라운드다. 키즈그라운드는 연령대별로 나눠 북그라운드와 연결된 공간에는 3세 이상 어린이 독서 공간을, 푸드코트 안쪽에는 영유아 놀이 공간을 뒀다. 인근에 스타벅스·영풍문고·챔피온 키즈카페·엘리펀트 푸드코트를 배치하고 문화센터와 유아 휴게실까지 동선을 이었다. 가족 구성원이 흩어지지 않고 한 건물에 반나절 머물도록 만든 구조다.

입점 브랜드도 대폭 교체했다. 식음료(F&B) 브랜드의 약 80%를 교체하거나 재배치해 애슐리퀸즈·시마스시·서청미역·소이연남 등을 들였다. 1층 올리브영은 기존의 3배인 120평으로 확장했고, 2층에는 신세계팩토리스토어·데카트론·ABC마트가 들어섰다. 10월에는 초저가 생활용품 매장 '와우샵'이 100평 규모로, 11월에는 유니클로와 무인양품이 각각 300평 이상 규모로 문을 연다. 예방접종을 마친 5㎏ 미만 반려동물은 매장의 약 60%에서 동반할 수 있다.

사진은 '스타필드 마켓' 일산점의 시그니처 특화존 '북 그라운드' 모습. /이마트 제공

이마트가 이 모델에 힘을 싣는 이유는 숫자에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기존 스타필드 마켓 4개 점포의 올 상반기 매출은 1년 전보다 28% 늘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전체 총매출 신장률(2.7%)의 10배가 넘는다. 앞서 2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리뉴얼 점포 3곳의 매출과 방문 고객 수가 각각 평균 79.5%, 42.4%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3시간 이상 머문 장기 체류 고객 비중은 평균 90.8% 늘었다. 오래 머물수록 더 쓴다는 가설이 회사 자체 집계로 확인된 셈이다.

뒤집어 보면 리뉴얼하지 않은 나머지 점포들은 제자리걸음을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마트 별도 기준 상반기 총매출은 9조1581억원으로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영업이익은 1719억원으로 15.4% 늘었지만, 반기보고서상 매출총이익률은 27.1%로 1년 전과 사실상 같았다. 마진이 좋아졌다기보다 비용을 줄여 만든 이익에 가깝다.

이마트는 '체류'를 공식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형마트가 단순 유통 채널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쇼핑 채널로 바뀌고 있는 만큼, 공간과 콘텐츠를 결합해 고객 유입과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기존점 리뉴얼과 신규 출점을 묶은 '점포 혁신'은 이미 이마트의 핵심 판매 전략 가운데 하나로 올라와 있다. 이마트는 하반기에도 스타필드 마켓 리뉴얼과 신규 출점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머무는 시간이 늘면 외부 브랜드 유치를 통한 수익도 따라온다. 이마트는 복합쇼핑몰과 대형마트 매장 안에 임차 매장을 들여 임대 수익을 올리는 구조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직접 사들인 상품을 파는 소매업 일변도에서 벗어나 공간 자체를 상품으로 파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마트 측은 "월계점은 이번 리뉴얼로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를 모두 품은 스타필드 마켓으로 오프라인 경쟁력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며 "장보기와 쇼핑을 넘어 가족 모두가 문화와 휴식을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발전시켜 서울 동북권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