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서울 동작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대방점을 찾은 한 주민이 하림의 자체 브랜드(PB) 라면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한 켠으론 홈플러스 PB인 '심플러스' 과자가 매대에 진열돼 있다. /장우정 기자

지난 21일 오후 서울 동작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대방점. 231㎡(약 70평) 남짓한 매장의 정육 코너에는 하림 계열 브랜드 돼지고기와 슬라이스 생오리가 놓여 있었다. 슈퍼마켓에서는 보기 드문 품목이다. 오리 같은 조류는 도축 직후 유통해야 해 냉장 설비 부담이 크고, 하림의 돼지고기 브랜드는 백화점에 납품되는 고급 라인이라 일반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취급하기 쉽지 않다. 이 매장이 하림그룹 계열로 편입되면서 매대에 오르게 된 상품들이다.

지난봄만 해도 매장의 사정은 달랐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협력사 납품이 끊겼고, 특히 선입금을 요구하던 주류·유제품·라면 매대가 오래 비어 있었다. 이날 매대는 90% 수준으로 채워져 있었다. 과일, 닭고기 등으로 장바구니를 가득 채운 인근 주민 A씨는 "없는 게 없어서 여기서만 장을 본다"고 했다. 장형국 대방점장은 "상품 수급은 거의 100% 가까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며 "선도나 진열, 서비스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매출 회복세는 더 빨라질 것"이라고 했다.

오는 23일이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주인이 홈플러스에서 NS홈쇼핑으로 바뀐 지 두 달째다. 하림지주(003380)의 100% 자회사인 NS홈쇼핑은 지난 6월 22일 인수대금 1206억원을 완납하며 양수 절차를 마쳤고, 이튿날부터 신설법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가 전국 284개 점포 운영을 맡았다.

두 달 성적표는 회복세다. 회사에 따르면 7월 21일~8월 19일 일평균 매출은 운영을 시작하기 직전인 5월 23일~6월 22일과 비교해 146% 늘었다. 같은 기간 객수는 100%, 객단가는 23% 증가했다. 신선식품 매출이 167%, 공산품이 187% 각각 뛰었고, 온라인 매출은 183% 늘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대방점에 하림의 돼지고기, 닭고기 등이 진열돼 있다. /장우정 기자

숫자를 끌어올린 건 매대였다. NS홈쇼핑은 인수 종결에 앞선 6월 1일부터 120여 개 협력사에 지급보증확약서를 제공해 납품을 되살렸다. 선입금 조건을 고수하던 업체까지 순차적으로 공급을 재개하면서 상품 구색이 돌아왔고, 7월부터는 중단됐던 주 단위 프로모션도 재개했다. 물건이 없어 발길을 돌렸던 고객이 다시 매장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방학 기간 식품·생필품을 미리 사두는 '쟁여두기'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일상적인 장보기 고객이 돌아오고 있다는 신호로 회사는 보고 있다.

다만 비교 기준이 최악의 시점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비교 대상인 5~6월은 납품이 끊겨 매대가 비어 있던 기간이다. 회사도 "정상 수준을 되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회복 여부는 위기 이전인 2024년 매출을 되찾았는지로 따져봐야 한다.

관심은 이제 '누가 인수했는가'가 만들어낼 차이로 옮겨간다. NS홈쇼핑은 방송 편성의 60%가 식품인 식품 특화 홈쇼핑이다. 자체 식품안전연구소를 두고 중소기업 상품과 지역 특산물을 기획 단계부터 상품화해 왔다. 반대로 TV 시청 감소로 고객 접점이 계속 줄어드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284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점포망은 그 접점을 오프라인에서 되찾을 수단이 된다.

첫 결과물이 다음 달 매대에 오른다. NS홈쇼핑은 지난 20일 자체 건강기능식품 브랜드(PB) '엔웰스' 신제품 6종을 공개하면서, 이 중 실속형 5종을 다음 달 7일부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124개 점포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1개월분을 8000원대로 맞춘 제품들이다. 옛 주인인 홈플러스의 PB '심플러스' 상품도 종전 공급가 그대로 계속 공급받기로 해 '가성비' 구색은 유지된다. 이날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대방점 곳곳에 심플러스 냉동식품과 과자가 빼곡히 놓여 있던 것도 이 때문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가성비를 보고 매장을 찾던 고객이 찾던 상품은 그대로 유지하려 한 것"이라고 했다.

산지 조달망도 넓혔다. 지난달 28일 농협경제지주와 3자 업무협약을 맺고, 농협이 공급한 농축산물을 익스프레스 매장과 NS홈쇼핑 방송·온라인에서 동시에 소화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래픽=손민균

◇ "연말쯤 정상 운영 체급 회복"

회사는 다음 달 '그랜드 오픈' 형식의 대규모 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추석 대목과 맞물리는 시점으로, 새 주인 체제 출범을 알리는 첫 대대적 마케팅이 될 전망이다.

넘어야 할 산은 분명하다. SSM 1위 GS더프레시는 최근 가맹 500호점을 돌파해 총 603개 점포를 확보했다. 주요 SSM들의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평균 6.6% 줄어든 데 반해 GS더프레시는 매출이 9.6% 늘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284개 중 약 90%가 직영이어서, 규모를 키우는 데 유리한 가맹 확대에는 아직 손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지금은 경쟁보다 원상 복구가 목표"라며 "연말쯤이면 2024년 정상 운영 당시의 체급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공격적으로 움직이는 건 그다음"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