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을 찾은 시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뉴스1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20일 회생계획 인가 이후의 자산 매각·자금 조달 로드맵을 공개했다. 폐점 점포를 먼저 팔아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담보권을 풀고, 담보가 해제된 잔여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두 차례 부동산담보대출을 일으켜 남은 채권을 갚겠다는 구상이다.

로드맵의 출발점은 홈플러스가 현재 담보대출 자체를 일으킬 수 없다는 데 있다. 메리츠 측이 전 점포에 대해 담보권을 쥐고 있어 보유 부동산을 활용한 신규 차입이 막혀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은 메리츠가 전 점포에 담보권을 갖고 있어 대출을 받을 수 없는 구조"라며 "폐점 점포를 먼저 팔아 그 돈으로 메리츠 채권을 갚으면 담보권이 해제되고, 그때부터 담보대출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이 인가되는 즉시 37개 폐점 점포 가운데 자사 보유분인 19개 점포 매각에 착수한다. 매각 완료 목표는 2028년 2월이다. 대금은 메리츠가 쥔 신탁담보채권 상환에 우선 투입된다. 회사는 19개 점포 매각 대금만으로 이를 전액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담보권이 풀리면 2단계가 시작된다. 홈플러스는 정상 영업이 유지되는 67개 점포 가운데 자가 점포 38곳을 기초자산으로 2030년 2월과 2037년 2월 두 차례 부동산담보대출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38개 점포의 감정평가액은 약 2조8000억원이다. 2030년에는 약 6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아 채권 상환에 쓰고, 2037년에는 통상적인 부동산담보대출 수준까지 규모를 확대해(9000억원) 2030년 대출분을 포함한 미상환 채권을 한꺼번에 정리한다는 구상이다.

전제는 영업 정상화다. 첫 대출이 이뤄지는 2030년에는 67개 점포 영업이 모두 정상화돼 연간 매출 약 4조3000억원, 영업이익 약 1628억원이 예상된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마지막 해인 2037년 영업이익은 2182억원으로 추산했다. 홈플러스는 "연간 1500억~3000억원 수준의 잉여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해 2030년에 6000억원 규모를 차입해도 운영상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사 측 로드맵을 구현해볼 수 있을지는 법원과 채권자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릴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다음 달 4일 회생계획 인가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틀 앞선 2일 채권자협의회에서 대체적인 방향성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MBK파트너스 보증을 바탕으로 메리츠금융그룹에서 조달한 2000억원의 긴급운영자금(DIP)으로 영업을 재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