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한샘 본사 전경. /조선일보 DB

한샘(009240)이 올 상반기 벌어들인 순이익은 74억원이다.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은 246억원. 번 돈의 3배가 넘는다. 이 가운데 125억원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측으로 갔다.

14일 한샘이 공시한 반기보고서를 보면, 상반기 연결 매출은 8167억원으로 9.5% 줄었고, 순이익은 417억원에서 74억원으로 82.3% 급감했다. 보고서에 기재된 배당성향(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중)은 333.2%다. 한샘은 지난해 고금리와 부동산 침체에 따른 유동성 확보를 이유로 배당을 건너뛴 바 있는데, 어려운 여건 속에서 다시 배당을 재개한 것이다.

배당의 절반은 최대주주 몫이다. IMM PE는 2021년 12월 한샘 창업주 조창걸 전 명예회장 측 지분 27.7%를 1조4513억원에 인수해 이듬해 1월 최대주주에 올랐고, 2023년 3월 1000억원을 들여 공개매수로 지분을 추가 확보했다. 반기보고서상 IMM PE가 세운 하임·하임1호·하임2호 유한회사의 지분은 35.44%. 자기주식 30.2%에는 배당이 나가지 않는 만큼, 실제 배당 대상인 유통주식(1642만6322주) 기준으로는 50.77%다. 246억원 중 125억원이 이들 몫이다.

IMM PE의 셈법은 복잡하다. 공개매수분까지 반영한 평균 취득단가는 주당 18만원대 수준. 현재 주가는 3만원대로 6분의 1 수준이다.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며 매출은 2021년 2조2312억원에서 지난해 1조7445억원으로 22% 줄었다. 인수 과정에서 조달한 8500억원 규모 인수금융은 올해 말 만기가 돌아온다.

본업도 불황의 터널이 길어지고 있다. IMM PE 출신 김유진 대표 취임 이후 한샘의 이익은 서울 상암사옥(3200억원), '한샘 1호 매장' 방배 디자인파크(390억원) 등 자산 매각과 급여·복리후생비 등 비용 절감으로 만들어졌다. 올 상반기 매각한 자산이 없자 기타수익이 493억원에서 48억원으로 90% 사라졌다. 영업이익이 214억원으로 145.6% 늘고도 순이익이 급감한 이유로 풀이된다.

건설사 특판을 맡는 B2B(기업 간 거래) 매출은 2261억원에서 1557억원으로 31.1% 줄며 2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리하우스(+7.8%)를 뺀 홈퍼니싱(-2.8%)과 기타(-18.0%)도 모두 뒷걸음질쳤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 원장은 "시장 환경이 나빠지며 당장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어려워지자 일단 배당으로 원금 일부를 회수하고 몸집을 가볍게 만들어 향후 매각을 수월하게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샘 측은 "회사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분기 배당을 실시하고, 5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해 자사주 매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 6월 발표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