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가구업체인 한샘과 현대리바트가 올해 2분기 나란히 매출이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늘렸다. 주택 경기 침체로 신규 가구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한샘은 리모델링과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렸고, 현대리바트는 판매관리비를 줄이는 등 비용 효율화에 집중하며 수익성을 방어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샘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2% 감소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113억원으로 같은 기간 약 400%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매출은 8167억원으로 전년보다 9.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4억원으로 145.6% 늘었다.
한샘의 수익성 개선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리모델링 사업이 이끌었다. 2분기 한샘의 '리하우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기존 아파트 거래와 개보수 수요가 이어지면서 부엌과 욕실, 수납 등 핵심 상품 판매가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고가·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확대됐다. 프리미엄 키친 브랜드 '키친바흐'와 '유로 키친'의 2분기 합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수납가구 '시그니처' 매출은 12%, 스위브 소파 시리즈 매출은 46% 늘었다.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이 높은 핵심 제품 판매를 늘리면서 이익 개선 폭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온라인 판매도 성장했다. 한샘은 한샘몰을 자체 브랜드(PB) 중심으로 개편하고 오프라인 제품도 온라인에서 탐색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강화했다. 올해 상반기 한샘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한샘은 프리미엄 제품 확대와 유통망 효율화, 핵심 상품 중심 마케팅 등을 통해 사업 체질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리바트 역시 외형은 줄었지만 2분기 수익성은 개선됐다. 현대리바트의 2분기 매출은 37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6억원으로 9.4% 증가했다.
신규 아파트 등에 공급하는 빌트인 가구 물량이 줄면서 매출이 감소했지만 비용 절감으로 이를 상쇄했다. 현대리바트의 2분기 판매관리비는 5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감소했다. 매출 대비 판관비 비율도 16.6%에서 15.5%로 낮아졌다.
매출 감소에 따라 판매수수료 부담이 줄어든 데다 물류비와 광고비 등도 감소했다. 현대리바트는 이와 함께 전사적인 원가 개선과 빌트인 사업의 수주 원가 관리 등을 병행하고 있다.
다만 현대리바트는 상반기 전체로 보면 아직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상반기 매출은 72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6억원으로 54.7%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이 10억원 수준에 그쳤기 떄문이다.
◇ 새집 줄고 기존주택 거래 늘어…엇갈린 가구 수요
두 회사의 실적 차이는 주택시장 흐름과 사업 구조 탓이다. 올해 상반기 전국 주택 준공 물량은 10만3735호로 전년 동기 대비 49.5% 감소했다. 반면 수도권 주택 매매거래량은 같은 기간 13.4% 증가했다. 새 아파트 공급은 크게 줄었지만 기존 주택 거래는 상대적으로 살아난 셈이다.
이에 기존 주택을 대상으로 한 인테리어·리모델링 사업 비중이 큰 한샘은 수혜를 본 반면, 신규 입주와 연계된 빌트인 가구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 비중이 높은 현대리바트는 건설 경기 부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았다.
가구업계의 본격적인 업황 회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KDI는 올해 건설투자가 0.1% 증가하는 데 그치고 2027년에도 1.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주택 준공 물량이 급감한 만큼 신규 아파트 입주와 연계된 빌트인·특판 가구 수요도 당분간 부진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 착공이 회복되더라도 준공과 입주, 가구 공급으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있는 만큼 B2B 가구업체의 경우 실적 회복도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가구업체들은 신규 주택 경기 회복을 기다리는 동시에 리모델링과 프리미엄 제품, 온라인 채널 확대와 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