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의 모습. /뉴스1

쿠팡 모회사 미국 쿠팡Inc의 올해 2분기 매출이 13조원을 넘어섰지만, 8000억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21년 뉴욕 증시 상장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적자다. 지난 6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부과한 6246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이번 분기 실적에 한꺼번에 반영한 영향이 컸다.

쿠팡Inc가 5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2분기 연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매출은 88억5600만달러로 전년 동기(85억2400만달러)보다 4% 늘었다. 올해 2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 1501.89원을 적용하면 13조3007억원 규모다.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됐다. 2분기 영업손실은 5억5600만달러(약 8350억원)로, 1억4900만달러(약 209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3545억원(2억42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낸 올해 1분기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이다. 당기순손실도 5억7000만달러(약 8560억원)로 집계돼, 3100만달러(약 43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지난해 2분기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1분기 당기순손실 3897억원에 이어 역시 2개 분기 연속이다. 주당순손실은 0.32달러였다.

이번 손실 규모는 쿠팡이 상장한 이후 가장 크다. 종전 최대 분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2021년 4분기에 기록한 각각 3억9659만달러(약 4800억원)와 4억497만달러(약 5220억원)였다. 상반기 누적으로는 영업손실 7억9800만달러(약 1조1895억원), 당기순손실은 8억3600만달러(약 1조2457억원)에 달한다.

적자 확대의 직접적 원인은 과징금이다. 쿠팡은 이번 실적에 '한국에서의 특정 행정 과징금' 명목으로 약 4억1000만달러를 비용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6월 3370만명 규모의 고객 정보 유출과 관련해 쿠팡에 과징금 6246억8100만원을 부과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시행 이후 최대 규모다. 쿠팡은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지만, 정부 과징금은 처분이 내려진 분기에 회계상 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과징금을 빼도 적자는 남는다. 쿠팡이 과징금을 제외해 제시한 조정 기준 2분기 영업손실은 1억4600만달러(약 2193억원), 당기순손실은 1억6000만달러(약 2403억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각각 2억9500만달러, 1억9200만달러 악화된 수치로,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본업의 수익성 자체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부문 매출은 74억2500만달러(약 11조151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다만 이 기간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분기에 한 번이라도 구매한 고객)은 2470만명으로 전년 동기(2390만명)보다 3% 늘어나며, 개인정보 유출 사고 직전인 지난해 3분기(2470만명)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집계됐다.

◇ 인천 물류센터 화재 손실은 3분기부터 반영

지난 7월 화재가 발생한 인천 서해구 쿠팡32물류센터. /뉴스1

3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쿠팡Inc는 이날 공시에서 지난 7월 인천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시설과 임차 시설물, 설비, 재고자산에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로 인한 손실은 올 3분기를 시작으로 인식될 예정"이라고 했다. 2분기에 반영된 과징금에 이어 3분기에도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실적을 누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쿠팡Inc는 화재 직전 해당 시설에 있던 자체 보유 재고와 고정자산의 장부가액, 시설에 보관돼 있던 판매자 재고에 대한 지급 의무 등을 약 2억4600만달러(약 3500억원) 규모로 추산했다. 확정 손실액은 아니지만 이번 화재로 노출된 자산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수치다. 쿠팡은 화재를 포함한 각종 사고에 대비해 재산·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어 보험금 청구를 진행할 계획이지만, 시설 파손과 이용 불가에 따른 손실, 복구 비용, 규제 당국 벌금, 소송 등 현재 시점에서 파악되지 않았거나 수량화할 수 없는 추가 부채·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국세청이 지난 6월 2021~2025년 과세연도에 대한 세무조사를 마치고 통지한 추가 납부 세액은 가산세·이자를 포함해 약 2억800만달러(약 3000억원)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