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홈플러스가 현재 임시 휴업 중인 67개 점포 문을 다시 열면서, 이 중 20개 점포에서 온라인 배송(마트직송)도 함께 재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30일 파악됐다. 영업 중단 전 67개 점포 중 41개에서 온라인 배송을 운영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회사는 8월 10일 전후 개점을 목표로 준비를 진행 중이지만,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 집행이 지연되고 있어 일정 전체가 밀릴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노조는 메리츠금융에 빠른 자금 집행을 촉구했다.

홈플러스와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이 주고받은 공문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9일 노조에 보낸 회신에서 온라인 배송 재개 대상을 20개 점포로 제시했다. 서울·수도권의 영등포, 금천, 강서, 합정, 남현, 월드컵, 신도림과 인천·경기권의 간석, 작전, 김포, 인천청라, 인하, 북수원, 영통, 시화, 평촌, 서수원, 야탑, 병점, 오산점이다. 회사는 "가용 여력의 한계로 점포당 소수 밴(Van)과 인원으로 시작한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67개 점포는 모두 문을 열지만, 온라인은 한 번에 되살릴 여력이 없어 20개로 줄여 출발하는 것이다.

재개 시점은 DIP 집행에 달려 있다. 회사는 공문에서 "DIP 유입 시 미지급 운송료를 일부 해결한 뒤 운영이 가능하며, 현재까지는 하이퍼(대형마트) 정식 오픈과 함께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답했다. 영업 중단 기간 배송을 맡았던 운송사 대금이 밀려 있어, 자금이 들어오지 않으면 온·오프라인 동시 재개가 불가능한 구조다. 취급 품목도 "매장 면적과 상품 범위(range) 축소에 따라 우선 실행한 뒤 보정하는 방향으로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현장 준비는 상당 부분 진척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된다. 노조에 따르면 점포별로 POS 결제 시스템과 냉장·냉동고, 공조기까지 가동해 시운전을 마쳤다. 납품업체와의 협상도 진행 중이다. 기존에는 상품 입고 후 60일 뒤 대금을 지급했는데, 결제 주기를 대폭 단축하는 조건으로 계약서를 다시 쓰면서 주요 업체들이 납품 의사를 밝혔다는 것이다. 임대 매장을 관리하는 몰(Mall) 부문도 입점 업체와 재입점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시간이다. 자금이 들어와도 상품을 채우는 데 나흘가량 걸리는 데다,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휴가철이 겹쳐 집행이 며칠 늦어지면 개점 일정은 주 단위로 밀린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9월 4일이다.

류근림 홈플러스일반노조 사무국장은 "점포는 테스트까지 다 끝냈는데 돈이 안 들어와 멈춰 있는 상태"라며 "8월 10일쯤 개점을 예상하고 있지만 자금이 다음 주 중반에 어설프게 들어오면 한 주가 또 밀린다"고 말했다. 그는 "채권단에 정상화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한데, 이대로 지연되면 시작도 못 하고 불이 꺼질 수 있다"고 호소했다.

메리츠금융은 지난 16일 이사회에서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회장의 연대보증을 조건으로 2000억원 규모 DIP 대출을 승인했고, 서울회생법원은 21일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전국 67개 점포 영업을 임시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