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서울 시내 홈플러스 매장 모습. /연합뉴스

홈플러스가 긴급 자금 2000억원이 들어오는 대로 임시 휴업 중이던 핵심 점포 67곳을 모두 다시 연다. 자금 중 상당 부분은 영업을 위한 상품 대금에 투입될 전망이다.

22일 홈플러스는 서울회생법원이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9월 4일까지 연장함에 따라 이같이 영업 정상화에 나선다고 밝혔다.

앞서 법원은 이달 3일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 2000억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그러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2000억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에 전액 연대보증을 약속하고,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대출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자금난이 일시적으로 해소됐다. 홈플러스는 항고 기한 마지막 날인 지난 20일 즉시항고장을 제출했고, 다음날 법원은 운영자금 확보로 회생계획 수행 가능성이 회복됐다고 판단해 이를 받아들였다.

홈플러스는 DIP 대출금이 입금되는 대로 현재 임시휴업 중인 67개 핵심 점포를 다시 열 계획이다. 매출이 크고 회전율이 높은 생필품부터 우선 확보해 판매하며 현금흐름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부문은 즉시 영업이 가능한 수도권 16개 점포부터 재개하고, 배송업체와 협의해 영업 점포와 배송 범위를 점차 넓혀가기로 했다.

재개장하는 67개 점포는 전통적인 대형마트 방식에서 벗어나 영업 방식을 일부 바꾼다. 소요 자금을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우선 복층 매장을 1000평 안팎의 단층 매장으로 줄여 영업 면적을 최적화하고, 식품과 자체 브랜드(PB)·고회전 생필품 위주로 상품을 판다. 기존 입점 상인 중심의 몰(mall) 영업과 온라인 영업도 병행한다.

이 같은 모델은 미국 유통기업 트레이더조와 유사하다는 게 홈플러스 측 설명이다. 트레이더조는 판매 상품의 80% 이상을 자체 브랜드로 채운 PB 전문 슈퍼마켓으로, 최적화된 규모의 매장에서 식품과 생필품 위주로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 환경에서 회생과 정상화를 위한 전략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대출금은 영업 재개를 위한 상품 대금에 상당 부분을 할애한다는 방침이다. 연체된 임대료·공공요금 등 매장 운영에 필수적인 비용도 최소한도로 우선 지급하는 방향을 논의한다. 지급이 지연된 6월분 직원 급여(332억원)도 함께 지급할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남은 회생 기간 마무리 단계에 있는 구조 혁신 작업을 매듭짓고 본격적인 매각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임시휴업 중인 부실 점포 37곳은 회생 기간 중 폐점하고, 본사와 매장 인력도 최소화한다. 필수 근무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은 당분간 휴직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