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20일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즉시항고를 제기한 가운데 대형마트 영업 재개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0억원 규모 긴급 운영자금(DIP)을 확보하며 회생절차 재개 발판은 마련했지만, 협력업체와의 납품 협의와 상품 공급 정상화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실제 영업 재개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0일 임시 휴업 중인 서울 시내의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뉴스1

홈플러스는 이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폐지 결정에 대한 즉시항고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필요한 최소 운영자금인 2000억원을 마련하지 못했다며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다만 법원은 운영자금 확보를 전제로 회생절차 재개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후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난 17일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의 전액 연대보증을 전제로 2000억원 규모 DIP 지원을 의결했다. 홈플러스는 이를 근거로 즉시항고에 나섰다.

법원이 즉시항고를 받아들이면 회생절차는 재개되고, 회생 기한은 오는 9월 4일까지로 연장된다. 홈플러스는 이 기간 중 수정 회생계획안을 마련해 법원의 인가를 받는 한편 협력업체들과 납품 재개 협의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가 연장되고 DIP 대출이 실행되는 대로 영업 재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제 매장 문을 다시 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홈플러스는 지난 13일부터 운영자금 부족, 상품 공급 중단으로 전국 67개 대형마트 점포의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점포 운영을 재개하려면 협력업체와 납품 협의를 마무리하고, 상품 공급을 정상화해야 한다.

최대 변수는 협력업체들의 신뢰 회복이다. 그동안 대금 지급이 지연되면서 일부 협력업체는 납품을 중단하거나 공급 물량을 줄였다. 협력업체 입장에서는 기존 미지급 대금뿐 아니라 향후 발생할 거래대금이 제때 지급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납품을 재개할 수 있다.

이번에 확보한 2000억원은 체불 임금과 협력업체 납품대금 등 공익채권 지급에 우선 활용될 예정이다. 다만 홈플러스의 공익채권 규모는 약 1조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번 자금만으로 경영 정상화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주류다.

이번 DIP가 회생절차를 이어가기 위한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실제 영업 정상화 여부는 협력업체들과 거래를 재개하고 안정적인 상품 공급 체계를 복원하는 데 달려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납품 협의가 원활히 이뤄질 경우 이르면 다음 달부터 영업 재개가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구체적인 재개 시점은 상품 공급 정상화 속도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운영자금 확보로 정상화를 위한 한 고비는 넘었지만 협력사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력과 도움 없이는 회생이 어렵다"며 "상생의 관점에서 홈플러스가 다시 살아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