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이 실제 소비자 대신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짜 손님'에게 신상품 반응을 물어보기로 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설문을 거치지 않고 AI로 소비자 반응을 예측해, 도시락·디저트 같은 신상품 기획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BGF리테일은 AI 합성소비자 기술 스타트업 인텔리시아와 '데이터 기반 리테일 혁신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전날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이은관 BGF리테일 CX본부장과 백승국 인텔리시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합성소비자(Synthetic Consumer)'는 실제 소비자 조사 없이 AI가 수백만 명 규모의 가상 소비자를 만들어 신상품·가격·프로모션에 대한 반응을 예측하는 기술이다. 초거대 언어모델(LLM) 안에 나이·성별·취향이 제각각인 가상 인격을 수천~수만 명 단위로 생성하고, 이들이 실제 사람처럼 설문에 응답하는 방식이다. 새 도시락을 내놓기 전 AI가 구매 의향과 선호 가격대를 먼저 시뮬레이션해보는 식이다.
BGF리테일이 내세우는 강점은 속도와 비용이다. 기존 소비자 조사는 수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인터뷰를 진행해 결과가 나오기까지 수개월이 걸리고, 이미 출시한 상품을 사후 평가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반면 합성소비자를 쓰면 조사 기간을 3~5일로 줄이고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으며, 필요할 때마다 반복 검증이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두 회사는 이미 지난 5월부터 편의점 도시락을 주제로 개념검증(PoC)을 함께 진행했다. 기존 조사에서는 소비자가 '건강한 도시락'을 원한다는 응답까지는 확인됐지만, '건강하면서도 맛있어야 한다'는 복합적 요구를 실제 상품 기획으로 연결하기 어려웠다. 회사 측은 합성소비자가 맛과 건강의 균형을 판단하는 기준을 분석해 이런 모호한 이중 니즈를 구체적인 상품 인사이트로 바꿔줬다고 설명했다.
BGF리테일은 인텔리시아의 매장 디지털트윈 솔루션 '파라스토어(ParaStore)'도 활용한다. 실제 CU 매장을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한 뒤 상품 진열과 고객 동선, 상품 구성(MD)을 미리 시뮬레이션해 시행착오를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은관 본부장은 "CU는 변화하는 고객 니즈를 더욱 정교하게 반영해 개인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리테일 경험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