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5일 계열사 대표 등 경영진 80여 명을 한자리에 모아 하반기 경영 전략과 중장기 성장 방안을 점검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26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을 개최했다.

VCM은 신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와 실장, 사업군 총괄대표, 주요 계열사 대표 등이 참석하는 그룹 최고경영진 회의로,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열린다.

(왼쪽부터) 정기호 롯데상사 대표,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 김대일 코리아세븐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리는 2026 하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 사장단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롯데VCM 공동취재

신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부사장도 참석했다. 신 부사장은 2023년부터 VCM에 배석해왔다. 그는 올해부터 롯데바이오로직스 각자대표도 맡고 있다.

다마쓰카 겐이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정현석 롯데쇼핑(023530) 롯데백화점 대표이사 부사장, 김동하 롯데면세점 대표, 서정호 롯데웰푸드 대표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은 낮 12시쯤부터 차례로 도착했다. 취재진이 신 회장이 강조한 인공지능(AI) 전략 구상 및 각사별 경쟁력 제고 방안 등을 물었지만 별다른 답변은 하지 않았다.

올해 하반기 VCM의 핵심 화두는 AI다. 롯데는 그룹 차원의 AX(AI 전환)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업무 혁신과 의사결정, 고객 경험, 사업 운영 전반에 AI를 접목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회의장에는 그룹의 AX 추진 현황과 계열사별 활용 사례를 소개하는 'AI 에이전트 전시'도 마련됐다. 음성·모션 인식 기반 AI 비서를 비롯해 가격 모니터링, 수요 예측, 글로벌 시장 전망 분석 등 현업에 활용 중인 10여 개 AI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처음으로 외국 연사도 초청했다. 미래학자이자 글로벌 경영 컨설턴트인 더그 스티븐스는 AI 기술 변화와 글로벌 시장 및 유통 환경 변화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고정욱(왼쪽)·노준형 롯데지주 공동 대표이사 사장. /롯데그룹 제공

앞서 신 회장은 지난달 열린 'CEO AI 아카데미'에 직접 참석해 AI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그룹 차원의 AX에 힘을 실어 왔다. 올해 1월 열린 상반기 VCM에서는 '질적 성장'을 강조하며 수익성을 중심으로 지표를 관리하고 기업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연에 이어 고정욱, 노준형 롯데지주 공동 대표이사가 각각 그룹 하반기 경영 전략과 재무 전략을 발표했다. 식품·유통·화학·호텔 부문 주요 계열사 대표들도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실행 전략을 공유했다.

그간 추진해 온 사업 재편 성과를 점검하고 하반기 실적 개선을 위한 실행 전략을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2024년 말부터 돌입한 비상경영 체제 속 롯데렌탈 매각을 재추진하고 있다. 롯데케미칼(011170)은 비핵심 자산 매각과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 중이다.

계열사별 실적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롯데쇼핑은 백화점 성장, 외국인 소비 증가, 해외 사업 호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0.6% 증가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제로슈거 음료와 주류 신제품 판매 확대, 해외 사업 성장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91% 늘었다. 롯데웰푸드는 영업이익이 118% 증가했다. 인도, 카자흐스탄 등 해외 법인이 실적을 견인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글로벌 공급 과잉과 석유화학 업황 부진이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회복 여부는 불확실하다. 흑자 기조를 이어가기 위한 경쟁력 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전략적 과제다.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신 회장은 회의 마지막에 하반기 그룹 경영 방침과 CEO의 역할, 리더십에 관한 메시지를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