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 티몬 인수를 확정한 오아시스마켓이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티몬의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오아시스는 티몬 정상화를 위해 약 700억원을 투입했고 법적 절차도 마무리했지만 결제망 복구와 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티몬 정상화가 지연되는 사이 오아시스마켓은 구독 멤버십과 비식품 카테고리 확대 등을 통해 자체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해 6월 23일 티몬 측 회생계획안에 대해 강제인가 결정을 내리며 오아시스마켓의 티몬 인수를 승인했다. 티몬은 이후 지난해 8월 회생절차를 종결하며 법정관리에서도 벗어났다.
오아시스마켓은 인수 직후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차례 티몬 영업 재개를 추진했다.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와 구매 확정 후 익일 정산 시스템을 앞세워 판매자 모집에도 나섰다. 티몬을 통해 기존 신선식품 중심 사업에서 종합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티몬의 영업 재개 일정은 결제대행사(PG)와 카드사 연동 문제, 미정산 사태 피해자들의 반발 등으로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커머스 플랫폼은 카드 결제망 확보가 필수지만, 대규모 미정산 사태 이후 티몬 브랜드에 대한 시장의 불신이 여전히 큰 탓이다. 결국 티몬은 인수 시점으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티몬 홈페이지에는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사과문만 올라와 있다. 티몬 측은 해당 게시물에서 "1만여 파트너사와 100만개가 넘는 상품을 준비하고 지난해 9월 10일을 오픈일로 정했지만, 제휴 카드사와 관계기관을 통해 피해자 민원이 집중되면서 오픈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아시스가 티몬에 투입한 자금은 약 700억원에 달한다. 오아시스는 티몬 인수대금 116억원 외에 공익채권과 퇴직급여충당부채 변제에 65억원을 투입했고, 이후 플랫폼 운영 정상화를 위해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도 단행했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 대상 서비스가 열리지 않으면서 인수 효과는 아직 가시화되지 못하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도 티몬 정상화 지연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아시스의 지난해 매출은 5645억원으로 전년 대비 9.2%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91억원으로 14.7%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44억원으로 36% 줄었다. 티몬 인수 이후 영업 재개 준비 과정에서 마케팅과 광고 등 투입 비용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오아시스마켓은 올해 티몬의 법인명을 두 차례 바꾸며 사업 전략 재조정을 시도하고 있다. 티몬 법인은 올해 1월 '아고'로 이름을 바꾼 뒤 약 두 달 만에 다시 '메이오아시스'로 변경됐다.
이런 상황에서 오아시스는 자체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 17일 출시한 구독 멤버십 서비스 '클럽 오아시스'가 대표적이다. 클럽 오아시스는 일반 상품 구매액의 최대 20%, 뷰티 상품 구매액의 최대 30%를 포인트로 적립해 주는 서비스다. 월 구독료는 2000원이지만 신규 가입자에게는 첫 6개월 무료 이용과 1만2000원 상당의 포인트를 제공하고, 7개월 차부터는 구독료를 포인트로 전액 돌려준다.
신규 멤버십은 초기 성과를 내고 있다. 오아시스마켓에 따르면 클럽 오아시스 출시 이후 신규 회원 유입 속도는 기존 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단기간에 가입자가 몰리자 오아시스마켓은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해 신규 회원의 클럽 오아시스 구독 신청을 일시적으로 하루 5000명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멤버십 혜택에 뷰티 상품 적립률을 특히 높게 책정한 점은 신선식품 중심이던 오아시스마켓의 영역을 비식품 카테고리로 넓히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티몬 정상화가 지연되는 상황에서 오아시스가 당장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결국 자체 플랫폼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