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호텔업계가 해외 여행 대신 호캉스(호텔과 바캉스의 합성어)로 여름휴가를 보내려는 소비자들을 위한 패키지 출시 경쟁에 나섰다. 고환율(원화 가치 하락) 기조가 이어지고 유류할증료도 3분기가 지나서야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여름철 해외여행 수요가 단기간에 살아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호텔업계는 휴식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차별화된 패키지와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우고 있다. 특히 올해 호캉스 상품은 단순 숙박을 넘어 호텔 안에서 휴식과 식사, 레저, 웰니스 프로그램을 모두 해결하는 체류형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동 동선을 최소화하고 호텔 내 시설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여름 호캉스 키워드로 웰니스와 힐링을 꼽는다.
인천 영종도에 있는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는 오는 8월 24일까지 예약 가능한 '썸머 플레이케이션 패키지' 3종을 선보였다. 투숙 기간은 8월 31일까지다. 모든 패키지에는 실내 워터파크 '스플래시 베이' 4시간 이용권과 객실 미니바 1회 무료 혜택이 기본 제공된다.
이 가운데 '2박 베이직 패키지'는 실속형 상품으로 리조트 직영 식음료(F&B)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10만원 상당의 크레딧과 올리브영 상품권 1만원권 2매를 제공한다. '2박 미식 패키지'는 F&B 혜택을 강화했다. 스플래시 베이 이용 후 객실에서 즐길 수 있는 '인룸 다이닝 프라이드 치킨'이 제공된다. 다음 날 시그니처 뷔페 레스토랑 '셰프스 키친' 2인 조식도 포함된다.
인스파이어 관계자는 "가족형 실내 테마파크 '짱랜드'의 놀이기구 3종 이용권을 제공하는 패키지도 마련했다"며 "호텔 내부에서 식사와 쇼핑, 놀이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서울 도심 특급호텔들은 웰니스 콘셉트를 강화하고 있다. 파크 하얏트 서울은 여름철 휴식과 재충전을 원하는 고객을 위해 웰니스 객실 패키지 '서머 리트리트(Summer Retreat)'를 출시했다. 객실 내에서 스파와 운동, 뷰티, 영양 관리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도심 속 힐링'에 초점을 맞췄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은 미식 콘텐츠를 앞세웠다.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 '플레이버즈(Flavors)'에서는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여름철 건강식 메뉴를 운영한다. 전복 초무침, 닭가슴살 인삼냉채, 천도복숭아 부라타 샐러드 등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며 건강과 미식을 동시에 추구하는 고객 공략에 나선다.
호텔업계는 최근 가족 단위 고객을 겨냥한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키즈 프로그램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부모와 자녀가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이른바 '분리형 힐링'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부모는 스파나 웰니스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자녀는 키즈클럽이나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형태다.
체험 프로그램을 가장 체계적으로 마련한 곳은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2022년부터 '윈터 키즈 캠프'를 운영해왔다. 아이들이 액티비티에 참여하는 동안 부모는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프로그램은 스포츠 활동과 자연 학습, 쿠킹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됐다. 참여 연령은 5세부터 11세까지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윈터키즈 캠프를 바탕으로 서머키즈 캠프를 포함한 패키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2박 3일간 아이들은 예체능을 두루 배우고 즐기며 부모님들은 부모님대로 호텔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반응이 좋은 패키지"라고 했다.
여행 플랫폼들도 국내 여행 수요 확대에 발맞추고 있다. 여기어때는 여름 휴가철을 겨냥해 국내 숙소와 여행 상품 중심의 대형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에는 배우 김윤석, 차승원, 이요원이 각각 역사적 인물인 이순신, 김정호, 선덕여왕을 소재로 등장해 국내 여행지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제작됐다. 캠페인은 바다 여행지, 전국 지역 명소, 신라 문화유산 등 각 인물과 연관된 여행 테마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여기어때에 따르면 올여름 국내 여행 수요는 예년 대비 증가하고 있다. 7~8월 국내 숙소 예약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늘었다. 숙박 유형별로는 캠핑 예약이 39%, 호텔 예약이 32%, 리조트 예약이 2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해외여행 비용 부담이 늘었고 여행 트렌드가 이동형에서 체류형으로 바뀐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