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인 관광객이 대거 서울 명동으로 몰리면서 롯데백화점 본점과 신세계(004170)백화점 본점의 지역 주도권 경쟁도 재점화되고 있습니다. 신세계 본점은 순차적 리뉴얼을 통해 명품 브랜드 매장 규모를 키우며 서울 강북권 1위 백화점인 롯데 본점 추격에 나섰습니다. 이에 대응하는 롯데 본점은 본관과 에비뉴엘, 영플라자를 하나의 상권으로 묶는 '타운화 전략'을 통해 체류 시간과 객단가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지난해 전국 백화점 가운데 매출 4위를 기록한 롯데 본점은 10위인 신세계 본점과의 격차를 꾸준히 벌려 왔습니다. 신세계 본점이 리뉴얼 효과와 외국인 매출 증가를 바탕으로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2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챤 디올은 오는 8월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인 '디 에스테이트' 1층과 2층에 복층 구조의 매장을 열 예정입니다. 현재 신관 3층에 있는 디올 매장이 1·2층으로 확장 이전하는 것입니다.
디올 매장이 예정대로 문을 열면 신세계 본점의 명품 라인업은 한층 강화됩니다. 신세계 본점은 최근 몇 년간 에르메스와 샤넬, 루이비통 등 핵심 하이엔드 브랜드 매장을 리뉴얼을 거쳐 대형화했습니다. 현재 신세계 본점의 에르메스와 샤넬 매장은 국내 백화점 매장 중 최대 규모입니다. 또 루이비통 매장은 6개 층에 걸쳐 패션과 워치·주얼리, 뷰티, 레스토랑, 카페 등이 결합된 복합 문화형 공간으로 만들어졌는데,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큽니다.
신세계 본점은 국내 최고 수준의 주얼리 브랜드 라인업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샤넬과 루이비통의 하이주얼리 라인을 포함해 까르띠에, 반클리프아펠, 티파니앤코, 롤렉스 등 럭셔리 주얼리·워치 브랜드를 모두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신세계 본점이 명품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는 상황에서, 롯데 본점 역시 매장 리뉴얼을 통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본관을 넘어 영플라자와 에비뉴엘까지 묶어 시너지를 내는 '롯데타운 명동'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4월부터 본점 영플라자 전면 개보수 공사에 착수했습니다. 영플라자는 명동 중심부에 위치한 젊은 층 대상 패션 특화 매장으로, 롯데가 2002년 옛 미도파백화점 메트로미도파점을 인수한 뒤 이듬해 새롭게 선보인 점포입니다. 롯데는 이곳을 패션, 식음료, 아트 등을 결합한 케이(K)콘텐츠 전문관으로 재편한다는 구상입니다.
롯데 본점은 지난해 하반기 본관 9층에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중심의 K패션 전문관 '키네틱 그라운드'도 선보였습니다. 이곳에는 외국인에게 인기가 많은 마르디 메크르디와 마뗑킴, 더바넷, 노매뉴얼 등 국내 패션 브랜드 15곳이 입점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명동 상권의 특성을 반영해 명품뿐 아니라 K패션과 K콘텐츠까지 본점 경쟁력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입니다.
롯데 본점과 신세계 본점은 강북 상권에서 1조원 이상 매출을 내는 지역 대표 점포로 꼽힙니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 본점은 지난해 2조1863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국 4위, 신세계 본점은 1조2525억원으로 전국 10위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롯데 본점은 최근 몇 년간 신세계 본점과의 매출 격차를 벌려 왔습니다. 2021년 6644억원이던 두 점포의 매출 격차는 지난해 9338억원으로 확대됐습니다. 신세계 본점도 1조원대 매출을 유지하며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대규모 리뉴얼이 장기간 진행되면서 매장 운영에 제약을 받은 영향이 작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올해부터는 신세계 본점의 리뉴얼 효과가 본격적으로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통상 백화점에서 명품 브랜드는 고가 상품 비중이 높아 객단가와 매출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큽니다. 특히 신세계 본점이 에르메스·샤넬·루이비통·디올 등 핵심 브랜드의 대형 매장을 갖춘 만큼, VIP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집객 효과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백화점 시장은 일부 핵심 점포가 전체 성장을 이끄는 구조가 뚜렷해지고 있다"며 "롯데 본점과 신세계 본점은 모두 강북 상권을 대표하는 점포인 만큼, 외국인 관광객을 누가 더 오래 머물게 하고 더 많이 소비하게 하느냐가 명동 주도권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