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의 G마켓이 최근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B급 감성을 앞세운 광고 캠페인이 화제를 모으면서 실제 거래액 증가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과 네이버쇼핑 중심으로 굳어졌던 오픈마켓 시장에서 G마켓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지난 5월 G마켓의 행사기획전 '빅스마일데이'를 알리기 위한 신규 광고 시리즈 갈무리. /G마켓 제공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마켓의 지난 3월 총상품거래액(GMV)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올해 1~2월만 해도 증가율은 한 자릿수 수준에 머물렀지만 3월 들어 상승 폭이 커졌습니다.

특히 가격 비교 사이트를 거치지 않고 소비자가 직접 G마켓 앱이나 홈페이지에 접속해 구매한 '직접 방문 GMV'도 13% 증가했습니다. 단순 최저가 구매 플랫폼을 넘어 브랜드 자체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분위기 반전의 배경에는 'G마켓식 B급 광고 전략'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G마켓은 지난해 9월부터 약 5개월 동안 'G락페(질러락 페스티벌)' 광고 36편을 선보였습니다. 'G락페'는 매달 1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G마켓 정기 할인 행사인데, 매달 새로운 광고 모델과 할인 품목을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행사를 반복적으로 각인시키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박완규, 김경호, 체리필터, 자우림, H.O.T. 등 익숙한 가수들을 앞세워 할인 행사와 상품을 패러디 형식으로 소개한 것이 특징입니다.

최근 상반기 쇼핑 행사 '빅스마일데이'를 앞두고 공개한 광고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배우 박성웅과 장혁이 등장한 패러디 광고가 대표적입니다. 배우 박성웅은 영화 신세계 속 캐릭터를 패러디해 "거 죽기 딱 좋은 낙지네" 같은 대사로 할인 상품을 소개합니다.

장혁 역시 드라마 추노 속 특유의 말투와 표정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극 중 유행어였던 "얼마나 좋아"를 "알 많아 좋아", "옷 말라 좋아", "안마가 좋아" 등 할인 품목에 맞게 바꿔 말하는 방식입니다. 과장된 연기와 진지한 분위기를 일부러 섞으면서 젊은 소비자층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G마켓이 그간 물류와 셀러 확보 등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도 꾸준히 투자해온 것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배송 경쟁력 강화가 대표적입니다. CJ대한통운과 협업한 이후 배송 만족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초기에는 배송 오류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도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관련 불만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셀러 확보 경쟁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쿠팡이 미국 셀러의 한국 진출과 한국 셀러의 대만 진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면, G마켓은 동남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라자다를 활용한 셀러 진출을 적극 독려하고 있습니다. 라자다는 현재 G마켓을 이끄는 제임스 장 대표가 창업 후 알리바바에 매각한 회사이기도 합니다.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쿠팡의 소비자 호감도가 다소 흔들리는 사이 G마켓 역시 일정 부분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광고를 통해 브랜드 호감도를 끌어올린 상황에서 물류와 셀러 경쟁력 강화가 맞물리며 거래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실적은 아직 적자 상태입니다. G마켓 지분 100%를 보유한 아폴로코리아가 속한 그랜드오푸스홀딩스(신세계그룹·알리바바그룹 합작사)는 올해 1분기 11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현재 손실 확대를 성장 투자 과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G마켓은 지난해 "5년 안에 거래액을 두 배 이상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연간 7000억원 투자 계획도 밝혔습니다. 올해 1분기 적자 확대 역시 물류와 마케팅, 셀러 확보 등에 대한 투자 비용 증가 영향이 반영된 결과라는 설명입니다. 제임스 장 지마켓 대표도 앞서 "2026~2027년에는 국내 1등 오픈마켓으로 올라서기 위해 양적 성장에 집중하고, 2028년부터 본격적인 수익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유통업계에서는 G마켓이 광고 화제성을 넘어 실제 재구매와 충성 고객 확보로 이어질 수 있을 지 그 귀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이커머스 '롯데온'은 2024년 이후 두 번째 희망퇴직을 단행할 정도로 아직 상황이 어려운데 그나마 G마켓이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하니 실제 성과로 이어질 지 눈여겨 보고 있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