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여행 준비 과정의 탐색 비용을 크게 줄이면서, 여행자들은 이제 '나다운 여행'을 만드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있습니다."
주진명 마이리얼트립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6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6 유통산업포럼 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유통산업포럼은 조선비즈가 매년 국내 유통업계의 주요 화두를 제시하고 산업의 생존과 성장 전략을 모색하는 행사다. 올해 포럼은 'AI 시대, 선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주제로 진행됐다.
주 CFO는 AI가 여행 산업에 가져온 가장 큰 변화로 정보 탐색 비용의 감소를 꼽았다. 과거에는 여행을 계획할 때 여러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 지인 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했지만, AI의 등장으로 이 과정이 크게 단축되고 효율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예비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크게 두 가지인데, 그중 하나가 '여행지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며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나와야 실제 예약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는 네이버 검색창이나 친구들에게 물어보던 질문을 이제는 AI 챗봇에 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AI 덕분에 절약된 시간을 여행자들은 자신만의 여행을 설계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리얼트립은 이런 변화의 핵심을 '특별하고 차별화된 여행 경험'으로 보고 있다. 주 CFO는 "예를 들어 프랑스 파리에 가면 에펠탑 방문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파리 빵집 투어처럼 자신만의 취향이 반영된 여행을 설계할 수 있는 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를 위해 큐레이션 여행 서비스 '마이오리진'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시대에도 차별화에 실패하면 결국 가격 경쟁력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단순히 최저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주 CFO는 "예를 들어 금요일 밤 대신 하루 연차를 내고 목요일에 출발하면 항공권 가격이 얼마나 저렴해지는지, 그리고 그 할인 폭이 연차 사용을 고려할 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마이리얼트립은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항공권 가격 비교 서비스 '럭키글라이드'도 선보였다. 마이리얼트립 관계자는 "해당 서비스는 비개발자 출신인 마케팅실장이 AI를 활용해 약 1주일 만에 개발한 사례"라며 "AI 시대가 열리면서 가능해진 새로운 방식의 서비스 개발"이라고 설명했다.
주 CFO는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가치로 '신뢰'와 '관계'를 꼽았다. 이러한 판단을 바탕으로 마이리얼트립은 한국인 이용자들의 리뷰를 기반으로 해외 맛집 정보를 제공하는 '코리안푸디스' 서비스를 출시했다.
그는 "신뢰는 비슷한 경험과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남긴 리뷰에서 나온다고 판단했다"며 "정보에 신뢰를 더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리아푸디스는 이동건 대표가 직접 기획·개발한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는 놀라울 정도로 빠르다"면서도 "각 산업에 AI가 실제로 적용되고 정착되는 시기에는 차이가 있다"며 "그 사이를 기회로 삼아 AI 기술을 바탕으로 여행 산업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