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대형마트와 백화점 부문 계열분리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마트(139480)와 (주)신세계(004170)가 함께 소유한 주요 계열사 SSG닷컴에서 재무적 투자자(FI)가 빠진 것이다. 이마트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주)신세계는 그의 동생인 정유경 회장이 이끌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SSG닷컴 재무적 투자자인 올림푸스제일차 지분 30%를 약 1조2710억원에 공동 인수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이에 따라 SSG닷컴의 지배구조는 신세계그룹 내 소유로 재편됐다. 외부 재무적 투자자가 빠지면서 기존에 복잡하게 얽혀 있던 의사결정 구조가 단순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협상 변수를 줄였다는 점이 가장 큰 소득이다. 지분 구조 재편 과정에서 투자금 회수 조건이나 가격에 대한 논의가 복잡하게 얽힐 수 있는데 이번 지분 인수로 이마트와 (주)신세계만 협상 테이블에 오르면 될 정도로 정리가 됐다.
다만 계열분리가 완성되기까지는 지분 정리가 추가로 필요하다. 공정거래법상 친족 독립경영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상호 보유 지분을 비상장사 기준 10% 미만으로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이마트와 (주)신세계 중 어느 쪽이 SSG닷컴을 가져가든 상대 지분을 추가로 정리해야 하는 구조다. SSG닷컴 지분율이 이마트 65.1%, (주)신세계 34.9%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마트가 SSG닷컴을 가져갈 때 들어가는 자금은 약 1조원, (주)신세계가 가져갈 때 들어가는 자금은 약 2조원 대다.
일단 유통업계에서는 이마트가 SSG닷컴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신선식품 중심 사업 구조와 기존 물류·유통 인프라를 감안할 때 SSG닷컴과의 결합 시너지가 더 크기 때문이다. 다만 관건은 지급 수단이다. 현금 인수만으로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유통업계에서는 부동산 자산 교환 가능성이 함께 거론되고 있다. 이마트 자회사로 분류된 신세계건설이 보유한 부동산 개발 자산이나 계열 부동산 자산이 대표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자산에 현금을 더한 맞교환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신세계 의정부역사 지분도 전략적 카드로 거론된다. 신세계 의정부역사는 신세계 계열 복합 개발 자산이다. 여러 계열사가 지분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건설은 신세계 의정부 역사 지분을 20% 정도 가지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아무리 후하게 계산을 해도 신세계 의정부역사 지분만으로는 SSG닷컴 지분 가치를 충당하기 어렵다"면서 "신세계 의정부역사도 궁극적으로는 정리를 해야하기 때문에 몇 가지 자산에 현금이 더해진 형태로 추후 합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FI 철수로 구조는 정리됐지만, 계열 분리를 위한 자산 가치 산정과 맞교환 구조설계가 본 게임"이라며 "사실상 전략 협상의 단계로 넘어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