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에서 올해 들어서만 2600명에 가까운 직원이 회사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홈플러스가 최근 영업을 중단했던 37개 대형마트 점포를 폐점하기로 하면서 약 3500명의 직원이 추가로 고용 불안에 내몰리게 됐다. 자금난으로 임금 체불까지 이어진 가운데 노조는 단식농성과 집회를 확대하며 정부와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본사 측으로부터 폐점 방침이 통보된 경기도 고양시의 한 홈플러스 매장 앞에 정부 개입을 호소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정재훤 기자

7일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말 1만7986명이었던 홈플러스 직원 수는 올해 4월 말 1만5398명으로 줄었다. 올해 1~4월에만 2588명이 퇴직한 셈이다. 회생 절차가 장기화하고 임금 체불, 점포 영업 중단 등이 겹치면서 직원 이탈이 빠르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고용 불안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전국 104개 대형마트 점포 가운데 37곳의 영업을 잠정 중단한 데 이어, 이달 해당 점포를 폐점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지난 4일 노조에 보낸 공문에서 휴업 중인 37개 점포 폐점 방침을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폐점 대상 점포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약 3500명 규모다.

홈플러스는 폐점 점포 직원들을 대상으로 전환 배치와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책임급 이상 직원에게는 월급 3개월분 수준의 희망퇴직금을, 선임급 이하 직원에게는 고용안정지원금 등을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 같은 지원은 채권단의 긴급 운영 자금, 즉 DIP 대출 실행을 전제로 하고 있어 실제 지급 여부는 불투명하다.

현재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은 대출 실행 조건으로 MBK파트너스의 연대 보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홈플러스 측은 해당 조건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긴급 자금 투입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자금 지원이 지연될 경우 희망퇴직금과 고용안정지원금 지급뿐 아니라 남은 점포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현장에서는 임금 체불과 상품 부족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홈플러스는 운영 자금 부족으로 지난 4월 임금의 25%만 지급했고 5월분 임금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품도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부 매장에서는 매대가 비고, 고객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매출 감소가 다시 자금난을 키우는 구조다.

지난 2일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가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동상 앞 농성장에서 정부·여당의 홈플러스 정상화 약속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 제공

노조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지난달 14일부터 홈플러스 정상화를 촉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37개 점포 영업 중단과 희망퇴직 추진으로 직원과 입점 점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며 공적 자금 투입과 정부 개입을 요구해왔다.

최근에는 투쟁 수위도 높아졌다. 노조는 홈플러스가 37개 휴업 점포 폐점뿐 아니라 추가 10여개 점포 휴업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광화문 단식 투쟁을 확대했다. 마트노조는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책임 회피가 대량 실업을 현실화하고 있다"며 정부가 고용 유지와 정상화 방안을 직접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법원은 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오는 7월 3일까지로 연장했다. 그러나 채권단 자금 지원과 회생계획안 협의가 지연될 경우 추가 영업 중단이나 청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