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매장 3곳 중 1곳꼴로 문을 닫게 되면서, 이마트(139480)와 롯데마트 등 경쟁사의 반사이익이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올해 초부터 변화하는 경쟁 환경에 맞춰 월간 정례 할인 행사를 강화하는 등 오프라인 장보기 수요 흡수에 나서왔다. 일시적 영업중단에 그칠 것으로 보였던 홈플러스 점포들이 대규모 폐점 수순에 들어가면서, 업체 간 고객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러스트=챗GPT DALL·E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최근 노동조합에 보낸 공문에서 "현재 낮은 기여도로 휴업 중인 37개 점포에 대해 폐점을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10일부터 전국 104개 점포 가운데 수익성이 낮은 37개 점포의 영업을 잠정 중단한 상태였다. 해당 점포들의 폐점이 정해지면서 홈플러스 매장은 기존의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게 됐다.

영업중단이 폐점으로 이어지면서 대형마트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빠진 상권에서 기존 고객의 장보기 동선이 이마트와 롯데마트, 기업형슈퍼마켓(SSM), 온라인 장보기 채널 등으로 분산될 것으로 본다. 특히 식품과 생필품을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대형마트 수요는 반복 방문 고객이 많기 때문에, 기존 홈플러스 고객이 매장 위치와 할인 혜택 등을 따져 대체 점포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연초부터 변화하는 경쟁 환경에 발맞춰 오프라인 장보기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월간 정례 할인 행사를 강화해왔다. 이마트는 작년 1월부터 진행해 온 정기 할인 행사 '고래잇 페스타' 규모를 올해부터 대폭 키웠다. 지난해에는 주말을 중심으로 3~4일간 진행했지만, 올해는 7일로 기간을 늘리고 행사 대상 품목도 30% 이상 확대했다. 행사 채널도 전국 이마트 매장뿐만 아니라 이마트에브리데이, 노브랜드 전문점 등으로 늘렸다.

롯데마트 역시 올해부터 롯데마트·슈퍼 전 점포와 롯데마트 맥스(MAXX), 롯데마트 제타(ZETTA) 등 그룹 내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통큰데이' 행사를 매월 1회 여는 정례 행사로 확대했다. 통큰데이는 시즌 대표 신선·가공 먹거리, 생활 필수품 등 전 카테고리에 걸쳐 최저가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다. 롯데마트는 지난해까지 황금연휴 등 특정 시기에만 통큰데이를 진행해 왔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이달 3일부터 7일까지 진행 중인 정례 할인 행사 '고래잇 페스타' 포스터(왼쪽)와 통큰데이' 포스터. /각 사 제공

홈플러스 기업회생에 따른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반사이익은 일부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산업통상부가 발표하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 매출은 올해 1월 전년 동월 대비 18.8% 감소했다. 설 명절 효과가 반영된 2월에는 15.1% 증가했지만, 3월에는 다시 15.2% 줄었다. 해당 통계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농협·하나로마트 등 4개사를 합산한 수치다. 회생 절차 이후 매출이 급감한 홈플러스 영향이 업태 전체 통계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면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이마트의 올해 1분기 할인점(일반 대형마트) 부문 매출은 3조32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803억원으로 2.8% 늘었다. 트레이더스도 1분기 매출이 1조6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78억원으로 12.4% 늘었다. 롯데쇼핑(023530)은 1분기 국내 할인점 부문 매출이 1조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고, 영업이익은 88억원으로 30.9%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홈플러스 구조조정에 따른 경쟁 완화 효과가 하반기로 갈수록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본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까지는 홈플러스 이탈 수요가 특정 업태로 유의미하게 흡수되지 못했지만,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경쟁사 대형마트로 흡수될 것"이라며 "수요의 목적성 차이로 대형마트 수요는 다른 대형마트로 이동할 공산이 높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