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이 계열사 스타벅스코리아의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부적절 마케팅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시스템과 마케팅 콘텐츠 검수 절차를 재점검하고,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역사·윤리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재발 방지 대책도 내놨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그룹은 19일 정 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었던 어제,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스타벅스코리아가 있어서도 안 되고 용납될 수도 없는 부적절한 마케팅을 진행했다"며 "이로 인해 5·18민주화운동 영령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상처를 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사안은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해 오신 모든 분들의 고통과 희생을 가볍게 여긴,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이라며 "그룹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했다.

앞서 스타벅스코리아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18일 온라인 텀블러 판매 행사에서 '5.18 탱크데이'라는 명칭과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탱크데이'는 1980년 5월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의 탱크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나왔다. 또 '책상에 탁!'은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 경찰이 내놓은 허위 해명인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를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신세계그룹은 전날 손정현 SCK컴퍼니 대표에게 해임을 통보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후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스타벅스를 겨냥해 "대한민국 공동체와 기본적 인권, 민주의 가치를 부정하는 저질 장사치의 비인간적 막장 행태에 분노한다"고 적기도 했다.

정 회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이 그룹 차원에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어떤 해명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다"며 "무엇보다 대한민국 공동체의 역사적 아픔에 대한 그룹 전체의 역사인식과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사실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조치도 약속했다. 이번 사태의 발생 경위와 승인 절차를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 계열사 마케팅 콘텐츠 검수 과정을 재점검하고, 심의 절차와 콘텐츠 기준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엄격한 역사의식과 윤리적 기준을 정립하기 위해 그룹 경영진을 포함한 전 임직원 대상 교육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정 회장은 "이번 일을 계기로 그룹의 의사결정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5·18 영령과 유가족, 광주 시민, 박종철 열사 유가족, 그리고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하신 모든 분들과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