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해 말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여파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번 사태로 훼손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제재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전까지는 수익성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투자심리도 위축되고 있다.
쿠팡 모회사 쿠팡Inc는 6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전 거래일보다 2.87달러(13.82%) 하락한 17.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 달 간 10%가량 오른 주가는 전날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날 종가 기준 쿠팡 시가총액은 323억2400만달러(약 47조원)다. 하루 전 종가(20.82달러) 기준 시총이 약 376억달러(약 54조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루 만에 약 53억달러(약 7조원)가 증발한 셈이다.
앞서 쿠팡은 전날 올해 1분기 매출이 85억400만달러(약 12조4597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 늘었다고 밝혔다. 다만, 분기 매출 증가율은 2021년 미국 뉴욕증시 상장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수익성은 악화했다. 같은 기간 영업 손실은 2억4200만달러(약 3545억원)로 2337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도 2억6600만달러(약 3897억원)로 지난해 1분기 1656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말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태 이후 탈팡(쿠팡 탈퇴) 현상이 나타나며 고객 수가 감소한 것이 수익성 발목을 잡았다. 쿠팡의 1분기 활성 고객(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 수는 2390만명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70만명 감소했다.
여기에 구매 이용권(보상 쿠폰) 지급, 법률 자문 등 비용 지출과 대만 신사업 투자까지 더해지며 적자 폭이 불어났다. 쿠팡은 지난 1월 3370만명 고객을 대상으로 1인당 5만원 상당의 구매 이용권을 지급했고, 그 과정에서 약 1조6000억원 비용을 썼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실적 발표 직후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까지 구매 이용권 비용이 일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개인 정보 유출 사태 이후 줄었던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지만, 성장세를 온전히 회복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도 단기적으로 쿠팡 수익성 부담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일부는 쿠팡이 상장 후 처음으로 '역풍'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 신뢰 회복 속도와 규제 대응 결과가 주가 회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조만간 조사 결과에 따라 쿠팡에 조 단위 과징금을 부과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추가 제재 리스크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9일 김 의장을 동일인(총수)으로 지정했고, 이로 인해 쿠팡은 대기업 집단이 받는 각종 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쿠팡은 동일인 지정에 즉각 반발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한 상태다. 김 의장은 전날 "최근 한국에서의 (동일인) 지정 사안을 인지하고 있고,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언제나 그렇듯 우리가 진출한 곳의 모든 규제 사항을 준수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