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기온이 27~28도까지 오르는 고온 현상에 통상적으로 5월 이후 본격화하던 여름 상품 수요가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소위 '이른 여름'을 겨냥한 유통 업계의 발걸음도 분주한 모습입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가 운영하는 마트 킴스클럽은 올해 수박 출하 시점을 지난해보다 열흘쯤 앞당겼습니다. 운영 물량도 전년 대비 약 67% 늘렸고, 충남 논산·부여 등을 중심으로 직계약 농가도 기존 40여 곳에서 50여 곳으로 늘렸습니다. 이달 1~28일 누적 기준 킴스클럽의 수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했습니다.
이마트(139480)와 롯데마트도 4월 초부터 수박·참외 등 여름 과일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이마트에 따르면 4월 수박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고, 참외 매출은 35.4%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수박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했습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예년보다 출하 시점이 앞당겨지면서 산지 바이어들도 계약 시점을 앞당겨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초기 물량을 선점하지 못하면 정작 성수기 판매 자체가 어려워지는 만큼, 봄부터 산지에서 경쟁이 시작된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른 여름 관련 소비는 다양한 품목에서 확산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GS25 운영사 GS리테일(007070)에 따르면 이달 1~28일까지 대용량 캔 커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9.5%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샌드 아이스크림 매출은 69% 늘었고, 콘 아이스크림 매출도 49.3% 증가했습니다.
BGF리테일(282330)에 따르면 같은 기간 편의점 CU의 선케어·데오드란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습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선케어 화장품 매출은 28% 늘었습니다. 이마트의 선풍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0.2% 늘었고, 무신사에선 반소매 티셔츠 검색량이 전년 대비 약 6배 증가했습니다.
과거에는 성수기 직전에 집중된 고객 선점 경쟁이 최근에는 상품 기획과 물량 확보 시점을 앞당기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과거에는 가격이나 프로모션이 주요 변수였다면, 최근에는 '얼마나 더 빨리 먼저 준비했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낮 온도가 30도 안팎까지 오르는 등 날씨 변화에 따라 여름 소비 시점이 한 달가량 앞당겨지면서, 상품 기획과 물량 확보를 얼마나 선제적으로 하느냐가 실적을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며 "단순 가격 경쟁을 넘어 계절 수요를 먼저 읽는 실력이 중요해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최근 기후 변화로 계절 소비 패턴 흐름이 달라지면서 유통업계 전략도 전면적으로 바뀌는 추세"라며 "과거엔 성수기를 대비하는 구조였다면, 이제는 수요가 형성되기 전에 먼저 대응하는 '선점 경쟁'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