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004170)가 본업인 백화점 사업 호조에 힘입어 올해 매출액이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가 7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것은 지난 2022년 이후 4년 만이다.

신세계는 이달 말 면세점 자회사 신세계디에프가 인천공항 제2터미널 DF2(주류·담배) 구역에서 철수하면서 연간 3000억원 안팎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본점 리뉴얼 효과와 강남점 경쟁력, 외국인 매출 확대 등에 힘입은 백화점 성장세가 이를 웃도는 외형 성장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래픽=손민균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신세계는 올해 매출 7조1276억원, 영업이익 619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와 비교해 매출은 2.9%, 영업이익은 29% 늘어나는 것이다.

앞서 2022년 신세계는 7조8128억원의 매출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3년 면세점 자회사 신세계디에프의 실적이 급감한 영향으로 총 매출액이 6조3571억원으로 줄었다. 이후 2024년 6조5704억원, 2025년 6조9295억원을 거쳐 올해 다시 매출 7조원대 재진입을 앞두고 있다.

백화점의 판매 지표는 연초부터 호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명품 카테고리가 20% 안팎의 고성장을 이어간 가운데 패션 카테고리도 회복세를 보이며 매출과 수익성을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민지 교보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의 올해 1분기 백화점 관리매출(총 판매액) 성장률은 약 20%로, 백화점 업종 내 가장 높은 수준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럭셔리 중심으로 매장 구성을 재편하고 외국인 집객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리뉴얼을 진행한 명동 본점도 핵심 점포로 떠오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본점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8% 늘었다. 같은 기간 럭셔리 주얼리는 55.6%, 럭셔리 워치는 36.9% 증가하며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외국인 소비 확대도 백화점의 새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어난 476만명으로, 역대 1분기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신세계백화점의 1분기 외국인 매출 증가율을 전년 동기 대비 80~90% 수준으로 추정한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한국 백화점 업계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아직 전점 기준 한 자릿수 중후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외국인 관광객 수 증가와 소비 채널 다변화 흐름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과 지방 핵심 상권을 두루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신세계백화점의 강점으로 꼽힌다. 신세계는 서울 강남점을 비롯해 부산 센텀시티점, 대구점, 대전 아트앤사이언스(Art&Science) 등 주요 거점에서 지역 매출 1등 점포를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백화점이 외형 성장을 이끄는 가운데, 그간 실적 부담 요인으로 꼽혀온 면세 사업은 수익성 개선 국면에 들어섰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달 말 인천공항 DF2 구역에서 철수한다. 해당 구역은 연간 4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던 사업장으로, 올해 신세계면세점은 약 3000억원 규모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다.

다만 공항 면세점은 임차료 부담이 큰 만큼, 외형이 줄어드는 대신 비용 부담이 낮아지며 면세 부문 수익성은 개선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DF2 구역을 반납한 뒤 2분기부터 신세계면세점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자회사들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지난해 115억원의 적자를 낸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은 해외 패션보다 화장품에 힘을 싣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하며 올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된다. 신세계까사도 자주 사업부 양수 효과로 적자 폭 축소가 예상되고, 신세계라이브쇼핑 역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남성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점 리뉴얼 효과와 인바운드 수요, 면세점 수익성 개선이 맞물리면서 신세계의 실적 모멘텀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