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023530)이 투자한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무인양품이 한국 전용 식품과 생활잡화를 앞세워 국내 사업 반등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치, 반찬, 밀키트 등 케이(K)식품을 중심으로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수요까지 겨냥한 전략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무인양품은 1980년 설립된 일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국내에는 2004년 일본 양품계획과 롯데상사가 합작사(무지코리아)를 설립하며 진출했다. 이후 롯데쇼핑이 2022년 말 롯데상사 지분을 100% 인수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인양품 실적 회복에 속도가 붙고 있다. 무인양품의 2025 회계연도(2024년 9월 1일~2025년 8월 31일) 매출은 217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5억원으로 66.7% 늘었다. 순이익도 38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직전 회계연도에는 매출은 20%, 영업이익도 307% 증가했지만, 순손실은 벗어나지 못한 상태였다.
이 같은 성장세는 상품 전략 변화에서 비롯됐다. 무인양품은 의류 중심이던 국내 사업 구조를 식품과 생활 잡화로 확대 재편하고 있다. 지난해 의류 부문 매출이 한 자릿수 증가에 그친 반면 식품과 생활 잡화 매출은 각각 60%, 30% 가까이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특히 식품을 중심으로 외국인 수요까지 흡수하는 상황이다. 서울 강남 등 도심 매장에는 한국에서만 판매하는 간편식, 디저트 등이 전면에 배치되며 기념품 쇼핑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김치, 반찬류는 물론 들기름 막국수 등 밀키트 제품이 대표적인 인기 상품이다.
대부분의 식품은 자체 브랜드(PB) 상품으로, 국내 중견·중소기업과 협업해 개발한 경우가 많다. 무인양품이 2022년 국내에서 처음 기획해 출시한 PB 상품도 과일칩, 옥수수과자였다. 소포장이 많아 보관이 용이하고, 가격 부담이 낮다는 점이 인기를 끄는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9월 무인양품에 대한 약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적자 국면에서 벗어나 사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본 양품계획이 추가 투자한 약 300억원을 포함하면 총 500억원이 지원됐다.
무인양품은 투자금을 활용해 상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매장 수도 확대할 전망이다. 현재 매장은 42개로 2030년까지 15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도심 매장뿐 아니라 수도권, 지방의 외곽형 점포도 늘리는 추세다.
하지만 유통업계 전반에서 라이프스타일 시장 공략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주요 경쟁사로는 신세계의 '자주'(JAJU)가 있다. 지난해 말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로부터 자주를 양도받은 신세계까사는 가구 중심에서 생활용품, 패션 등으로 사업 영역 확장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다이소를 중심으로 초저가 생활용품 매장들도 꾸준히 영향력을 키워가는 상황이다. 다이소가 균일가 전략을 앞세워 약진하는 한편, 이마트 역시 전 품목을 5000원 이하로 구성한 새 PB 브랜드 '오케이 프라이스'(5K PRICE)를 선보이며 가격 경쟁에 가세했다.
CJ올리브영은 화장품 중심에서 식품, 생활용품 등으로 상품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무신사도 무신사 스탠다드, 29CM를 통해 관련 시장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29CM는 지난해부터 홈 카테고리를 '이구홈'으로 분류해 리브랜딩하며 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성수동 오프라인 매장도 연이어 출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