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 덕에 잘 나가던 한강 크루즈(유람선)에 갑자기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28일 오후 8시 5분, 승객 359명을 태운 한강 유람선이 서울 반포대교 근처에서 좌초됐습니다. 조사 결과 운행하던 유람선이 강바닥에 걸렸고, 20분간 탈출을 시도했지만 빠져나오지 못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탑승객이 신고했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크루즈의 유람선 운행이 당분간 중단됐습니다. 안전 점검을 위한 결항입니다.

지난 28일 오후 서울 한강 반포대교 인근에서 운항 중이던 유람선이 바닥에 걸려 멈추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뉴스1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유람선이 분수 근처로 가까이 접근하려다가 항로를 이탈한 것은 아닌지 조사하고, 문제가 있다면 운항 금지 조치를 내릴 수도 있다는 입장입니다. 가장 촉각을 곤두세운 곳은 유람선의 운영사인 이랜드그룹의 이크루즈입니다. 운항 금지가 길어지면 실적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오는 6월 서울시장 선거와 맞물리면서, 이 사고가 정치적인 문제로 커질 수도 있습니다.

한강 유람선 좌초 소식이 나오자 황명선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 사건을 "한강버스 사고"라고 언급했고, 서울시는 반박 입장을 냈습니다. 이민경 서울시 대변인은 지난 30일 입장문에서 "이번 사고는 명백히 민간 유람선 운항 과정에서 발생한 사안"이라며 "정정과 사과가 없다면 법적 대응을 포함해 모든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한강버스는 오세훈 시장의 역점 사업 중 하나입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6월 선거를 앞두고 안전 점검이 길어질 가능성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며 "정치 공세가 거셀 것으로 예상되면 문제가 만들어질 환경 자체를 없애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래픽=정서희

이크루즈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요 회복에 힘입어 2022년부터 적자를 벗어나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에는 나들이객 증가로 영업이익이 25억원2000만원까지 늘었습니다. 이는 전년 대비 50%나 늘어난 수치입니다. 하지만 같은 해 금융비용이 33억원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본업에서 벌어들인 이익만으로는 이자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임대수익(2억원)과 채무면제이익(11억원) 등 기타 수익이 없었다면 실질적으로는 손실이 발생했을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크루즈는 지난해부터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작년 매출 167억5500만원, 영업이익 33억5900만원을 기록했습니다. 금융비용(30억)도 영업이익보다 적어졌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좋은 그림을 만들어가던 때에 갑자기 사고가 났다. 한강유람선 사고에 따른 운행 중단 조치가 빨리 마무리돼야 하고, 또 이 사고로 인해 소비자들에게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지 않아야만 이크루즈의 수익성 개선 작업이 빛을 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결국 이번 한강 유람선 좌초 사고는 안전 관리 문제를 넘어, 정치 공방과 기업 실적까지 맞물리며 파장이 커지는 양상입니다. 운항 재개 시점에 따라 이크루즈의 수익성은 물론, 한강 관광 전반에 대한 신뢰 회복 여부도 영향받을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