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핵심 사업의 기술·생산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하며 질적 성장 중심의 사업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사업의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친환경 에너지,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미래 성장 동력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004000)은 최근 세계 최초로 그린 암모니아를 상업 도입하며 무탄소 에너지 시장 선점에 나섰다. 울산항을 통해 수입된 물량은 인근 암모니아 터미널에 저장됐다. 국가 간 그린 암모니아 무역이 실제 상업화된 첫 사례다.
그동안 계획에 머물던 그린 암모니아 밸류체인이 현실화됐다는 평가다. 롯데정밀화학은 이를 기반으로 암모니아 벙커링(선박 연료), 혼소 발전 연료, 청정 수소 캐리어 등 다양한 무탄소 에너지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디지털 분야에선 롯데이노베이트(286940)가 생성형 AI와 로봇 기술을 결합한 '피지컬 AI' 사업 확대에 나섰다. 범용 피지컬 AI 기반 '로봇 서비스(RaaS)' 상용화를 목표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코리아세븐과 협업해 휴머노이드 로봇과 AI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편의점 'AX Lab 3.0'을 공개했다. 로봇과 AI가 매장 운영을 수행하는 테스트베드로, 유통 자동화 기술을 검증하는 공간이다.
물류 사업은 자동화 기술을 앞세워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해 12월 미국 건강기능식품 플랫폼 아이허브(iHerb)와 함께 텍사스주 덴턴에 자동화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했다. 입고부터 출고까지 전 과정을 통합 운영하는 물류 거점이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현지 고객사를 확보하고 미주 물류 인프라를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로봇 전문 기업 로브로스와 광운대·경희대·서강대와 함께 이족 보행 AI 휴머노이드 로봇의 물류 현장 실증도 진행 중이다. 향후 진천 풀필먼트센터에 로봇을 투입해 출고·포장 작업을 수행하도록 학습시키고 운영 데이터를 축적할 방침이다.
바이오 사업에선 CDMO(위탁개발생산)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세포주 개발부터 원료의약품 생산까지 약 8.5개월 내 수행 가능한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미국 시러큐스 바이오 캠퍼스와 인천 송도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글로벌 고객사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사업 구조 재편도 병행하고 있다. 롯데케미칼(011170)은 대산 석유화학단지 사업 재편을 추진하며 업계 첫 구조 개편 사례를 만들었다. 일부 사업을 분할해 HD현대오일뱅크와의 합작사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고, 기존 나프타분해설비(NCC) 가동을 중단하기로 했다. 고부가 스페셜티 소재 비중을 확대해 수익 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각 계열사가 기술과 원료, 생산 인프라 등 사업의 기반 경쟁력을 강화하며 미래 성장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며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포트폴리오의 질적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