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라이브쇼핑이 패션·프리미엄 상품 경쟁력과 그룹 계열사 시너지를 바탕으로 지난해 T커머스(데이터홈쇼핑) 단독 사업자 매출 1위를 수성했다. 범용 상품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차별화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004170)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정기 임원 인사에서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남편인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를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로 선임하는 등 T커머스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T커머스는 텔레비전(television)과 상거래(commerce)를 결합한 단어로, TV를 통한 데이터 기반 전자상거래를 뜻한다. 고객이 TV 시청 중 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전용 리모컨을 사용해 상품을 구매하는 형태다. T커머스는 TV 홈쇼핑과 달리 생방송이 아닌 녹화 방송만 송출할 수 있다.

그래픽=정서희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해 매출 3365억원, 영업이익 20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14.1% 늘어난 수치다.

과거 이마트(139480) 계열사였던 신세계라이브쇼핑은 2022년 3분기부터 ㈜신세계로 연결 편입된 이후 신세계백화점과의 시너지를 창출해 왔다. 신세계백화점 패션 담당 출신 임원을 영입하고, 대표 직속 브랜드 전략 태스크포스(TF)를 구축하며 자체 브랜드 육성을 강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 백화점 상품을 전담하는 조직도 신설하고, 업계에서 유일하게 신세계백화점을 자사 플랫폼에 입점하며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신세계라이브쇼핑은 2024년 매출 3283억원을 기록하며 기존 1위 사업자인 SK스토아(3023억원)를 넘어 T커머스 단독 사업자 가운데 1위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매출도 SK스토아(3131억원)를 뛰어넘으며 선두 자리를 지켜냈다. 현재 국내 T커머스 사업자는 총 10개다. 신세계라이브쇼핑, SK스토아, KT알파쇼핑, 쇼핑엔티, W쇼핑 등 5사는 T커머스만 단독으로 운영한다. CJ온스타일, GS마이샵,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057050), NS홈쇼핑 등은 TV홈쇼핑과 T커머스를 함께 운영한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단순 생활·잡화 중심의 범용 상품 경쟁에서 벗어나 객단가와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패션 카테고리를 강화해 왔다. 지난해에는 백화점 브랜드인 '시슬리'와 '플리츠미' 등을 앞세워 프리미엄 패션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자체 브랜드와 라이선스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남성복 자체 브랜드 '신세계맨즈컬렉션'을 출시했다. 또 프랑스 브랜드 '기라로쉬' 등 해외 브랜드를 들여오는 글로벌 라이선스 사업도 추진 중이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의 남편이자 신세계라이브쇼핑, 시그나이트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문성욱 사장. /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지난해 초부터 '오늘 도착'과 '일요일 도착' 서비스를 동시에 선보이며 배송 경쟁력도 강화했다. '오늘 도착'은 고객이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방송되는 상품을 구매하면 당일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수도권 전 지역에 적용된다.

'일요일 도착'은 토요일 주문 상품에도 익일 배송이 가능하도록 범위를 넓힌 서비스다. 이와 함께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작년 9월부터 기존 자사 물류센터 출발 상품에만 적용하던 '내일 도착' 서비스를 협력사 직접 출고 상품까지 넓혔다.

그룹 차원의 지원도 본격화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9월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문성욱 시그나이트 대표를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신세계라이브쇼핑 대표를 겸직하도록 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신세계그룹이 라이브쇼핑을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닌 그룹의 미래 성장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는 해석이 나왔다.

또 문 대표가 이끄는 시그나이트가 뷰티·패션·리테일 분야 스타트업 발굴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신세계라이브쇼핑과 온라인 영역에서 다양한 사업 시너지를 낼 가능성도 거론된다. 신세계그룹은 문 대표 발령과 함께 신사업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조규권 전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 브랜드 수출(Brand Export) 담당을 신세계라이브쇼핑 신성장 담당으로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