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139480)가 위축되는 국내 오프라인 유통 업황에도 불구하고 점포 투자와 제품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규 출점과 기존점 리뉴얼(새단장)을 이어가는 한편, 초저가를 표방하는 자체 브랜드(PL) '5K PRICE(오케이 프라이스)' 상품 구색도 크게 늘리고 있다. 불황기에도 투자를 줄이기보다 오히려 확대하며 오프라인 마트 1위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마트 부문 설비 투자에 전년 대비 55.8% 늘어난 3331억원을 집행했다. 이마트의 설비 투자 비용은 2023년 2659억원에서 2024년 2138억원으로 19.6% 줄었지만, 지난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리뉴얼을 거쳐 지난해 7월 문을 연 '스타필드 마켓 동탄점'(옛 이마트 동탄점) 매장 입구. /연합뉴스

이마트는 지난해 트레이더스 마곡점(2월), 이마트 고덕점(4월), 트레이더스 구월점(9월) 등 점포 3곳을 잇달아 출점하며 외형 확장에 나섰다. 동시에 킨텍스점과 동탄점, 경산점 등을 '스타필드 마켓' 형태로 리뉴얼하며 기존점 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실었다.

올해도 투자 기조는 이어진다. 기존 점포 7곳을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몰 타입 매장이나 스타필드 마켓 형태로 리뉴얼하고, 하반기에는 의정부시에 트레이더스 신규 점포를 열 계획이다.

이마트는 가격·제품 경쟁력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8월 품목 대부분을 5000원 이하로 구성한 자체 브랜드 '5K PRICE'를 출시하고 가공식품과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162종의 상품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5K PRICE 품목을 353종으로 대폭 늘리고, 1만원 미만의 소형 가전까지 상품군을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초저가·균일가 전략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아 온 다이소를 겨냥한 행보로 본다. 할인 행사 중심 가격 정책에서 벗어나 상시형 저가 상품군을 전면에 내세우며,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소비자 수요를 매장으로 다시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회장 역시 연초부터 주요 점포를 잇달아 찾아 오프라인 경쟁력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정 회장은 1월 새해 첫 현장 경영 장소로 전국 이마트 매출 1위 점포인 스타필드 마켓 죽전점을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혼란스러운 유통 시장 환경 속에서 신세계그룹이 고객 일상 속에서 가장 신뢰하는 '쇼핑 성지'가 돼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스타필드마켓 죽전점 등에서 구현한 압도적 1등 전략을 치밀하게 펼치겠다"고 말했다.

모델들이 이마트의 초저가 자체 브랜드(PL) '오케이 프라이스(5K PRICE)'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 같은 이마트의 오프라인 강화 행보는 최근 유통업계 업황과는 다소 역행하는 모습이다. 산업통상부가 집계하는 유통 업태별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유통 매출이 11.8% 증가하는 동안 오프라인 성장률은 0.4%에 그쳤다.

특히 대형 마트 매출은 설(1월)과 추석(10월) 등 명절 효과가 있었던 달을 제외하면 대부분 부진한 흐름을 보였고, 연간 기준으로는 4.2% 감소했다. 2024년(-2.4%)에 이어 2년 연속 역성장이다. 전체 유통업 매출에서 대형 마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9.8%로, 처음으로 10% 아래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이마트가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최근 대형 마트 경쟁 구도가 자사에 다소 유리하게 바뀌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홈플러스 점포 축소에 따른 반사수혜 가능성, 쿠팡 개인정보 이슈 이후 나타난 소비자 이탈 조짐, 정치권의 대형 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 논의 등을 이마트에 우호적인 변수로 보고 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전국 점포망과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추가 투자 부담이 제한적"이라며 "향후 배송 확장 시 매출 증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