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러닝 크루'들의 대표적인 집결 장소로 꼽히는 물빛무대 광장 인근 공터에 보라색, 연두색을 강조한 인테리어로 꾸며진 2층 규모 대형 CU 편의점이 눈에 들어왔다. 점포 외부 공간에는 '한강 라면' 등을 즐길 수 있는 조리 설비와 각종 테이블이 배치돼 있었고, 내부는 스타트와 피니시 라인을 형상화한 디자인 요소가 곳곳에 배치해 역동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지난 3일 문을 연 이곳은 CU가 '러닝 스테이션(Running Station)' 콘셉트를 적용해 만든 편의점이다. 각종 러닝 편의시설과 전문 용품, 휴식·체험, 커뮤니티 기능을 결합한 복합 플랫폼형 점포로 조성됐다. 면적은 1·2층을 포함해 32평(약 106㎡)에 달한다.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 있는 CU 러닝스테이션 시그니처 1호점 전경. /정재훤 기자

점포 1층 외부에는 러닝 전후 짐을 보관할 수 있는 무인 물품보관함이 배치돼 있었다. 각종 에너지젤·비타민, 무릎보호대, 일회용 타월, 자외선 차단제 등 다양한 종류의 러닝 용품도 접근성이 좋은 바깥 공간에 진열돼 있었다.

2층은 휴식과 체험, 커뮤니티 기능을 결합한 러닝 문화 공간으로 조성됐다. 탈의실과 휴게실, 파우더룸을 비롯해 '러닝 인증샷'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설치됐고 타투 키오스크, 스포츠 브랜드와 협업한 체험 공간도 조성됐다.

CU가 한강 인근에 러닝 특화 점포 설립을 추진한 것은 러닝 인구의 방문 수요가 데이터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CU는 올해 1월 여의도, 반포, 잠실 등 한강 일대 3개 점포에 물품 보관함과 탈의실을 설치한 러닝 스테이션을 시범 운영했다. 그 결과 방문객이 증가해 음료, 간편식, 라면 등 관련 매출이 20% 이상 늘었다.

CU는 이 점포를 시작으로 마곡, 망원, 여의도, 반포, 잠실, 뚝섬 등 한강공원 인근 18개 점포를 순차적으로 러닝 스테이션으로 확대해 한강 벨트 중심의 러닝 거점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한강공원에 있는 CU 러닝스테이션 시그니처 1호점 내부에 있는 각종 편의시설. /정재훤 기자

러닝 스테이션 점포는 CU가 최근 몇 년간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점포 차별화 전략의 일환이다. 상권의 방문 목적과 고객군에 맞춰 상품을 재배열하고 체험 요소를 더한 점포를 세우는 방식이다.

CU의 점포 차별화 전략은 지난 2023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CU는 외국인 관광객 유동 인구가 많은 홍대 지역에 라면 도서관 콘셉트를 적용한 '라면 라이브러리' 매장을 열었다. 매장 내 테이블을 컵라면 모양으로 만들고, 한쪽 벽면을 통째로 라면 진열에 할애하는 방식이다. CU는 라면 라이브러리 점포 모델을 전국 주요 거점으로 확장하고 있다.

2024년에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스낵&라면 라이브러리'를 열어 국내외 스낵을 대규모로 집약한 매장도 선보였다. 명동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케이(K)푸드 제품을 강화하고, 4개 국어 안내와 외화 환전·선불카드 키오스크 등 편의 요소를 갖춘 특화 편의점도 운영 중이다.

CU는 지난달에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디저트를 핵심 테마로 삼은 차별화 점포 'CU 성수디저트파크점'을 열었다. 점포를 찾은 고객이 자신의 기호에 맞게 디저트를 만들 수 있도록 오븐형 에어프라이어, 휘핑크림 디스펜서와 다양한 토핑을 비치한 'DIY(Do It Yourself) 존'을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12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CU 성수디저트파크점' 매장 내 DIY 체험존에서 휘핑크림 디스펜서를 이용해 빵 위에 휘핑크림을 얹고 있는 모습. /정재훤 기자

CU는 중대형 점포 확대를 올해 경영 전략의 핵심 축으로 삼고 있다. 30평이 넘는 점포를 지역 거점으로 삼아 차별화 상품과 특화 매장의 전개를 활성화하고, 주요 고객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해 매출과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CU는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출점 전략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최근 3년간 순증 점포 수는 2023년 975개, 2024년 696개, 2025년 253개 등 총 1924개에 달한다. CU는 올해도 약 1300개 점포를 새로 출점하고, 비효율 점포 1000여 개를 정리해 300개 순증을 목표로 삼았다. CU가 작년 개점한 신규 점포들의 하루 평균 매출은 2024년 신규 점포 대비 6.4% 증가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CU 관계자는 "이미 편의점 업계 전반적으로 제품 구색 측면에서 차별화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라며 "CU의 특화 점포는 제품뿐만 아니라 체험형 요소를 도입해 매장 자체를 차별화하려는 시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