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마트 업계의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업계 1·2위인 이마트(139480)와 롯데마트가 올해 경영 전략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신규 점포 출점을 이어가며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은 반면, 롯데마트는 부산 물류센터를 앞세운 온라인 역량 강화와 해외 사업 확대에 무게를 두고 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올해 하반기 경기도 의정부시에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신규 점포를 출점할 계획이다. 출점이 완료되면 연말 기준 전국 트레이더스 점포 수는 25곳으로 늘어난다. 이마트는 지난해에도 트레이더스 마곡점(2월), 이마트 고덕점(4월), 트레이더스 구월점(9월) 등 점포 3곳을 출점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이마트는 올해 전국 점포 7곳을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몰(mall) 타입 매장이나 '스타필드 마켓' 형태로 리뉴얼(새단장)할 계획이다. 스타필드 마켓은 신세계그룹의 복합 쇼핑몰 '스타필드'의 고객 친화형 공간 기획을 이마트 매장에 도입한 것으로, 매장 핵심 공간을 커뮤니티 라운지로 조성해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의 오프라인 강화 전략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현장 행보에서도 드러난다. 정 회장은 지난달 6일 스타필드마켓 죽전점을 찾아 "혼란스러운 유통 시장 환경 속에서 신세계그룹이 고객들이 일상 속에서 가장 신뢰하는 '쇼핑 성지'가 돼야 한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마트는 올해 국내 신규 점포 출점 계획이 없다. 지난해 천호점(1월)과 구리점(6월)을 잇달아 열었지만, 올해는 확장보다는 효율 개선과 수익성 제고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부 비효율 점포의 리뉴얼은 추진하고 있으나, 현 단계에서 신규 출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신동빈 롯데 회장이 강조한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와 맞닿아 있다. 신 회장은 지난달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을 개최하고, 기존 매출 중심의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성 강화와 효율적 투자, ROIC(투하자본이익률) 중심 경영을 주문했다.
대신 롯데마트는 회사의 중장기 역점 사업인 '오카도 프로젝트'를 통한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의 스마트 플랫폼을 도입해 2030년까지 9500억원을 투자, 전국 6개 권역에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롯데마트는 올해 상반기 부산에 첫 CFC 준공을 앞두고 있다. 기존 역내 점포 중심으로 이뤄졌던 부산·경남 지역 신선식품 배송을 CFC로 일원화해 AI 기반 수요 예측과 재고 관리, 노선·배차 최적화, 로봇 피킹 시스템 등으로 물류 효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4월 선보인 온라인 플랫폼 '롯데마트 제타'의 경쟁력 강화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오프라인 확장은 확실한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해외에 집중한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해외 사업에서 전년 대비 각각 3.3%, 3.6% 늘어난 매출 1조5461억원, 영업이익 496억원을 기록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초 베트남 다낭점과 나짱점을 리뉴얼했고, 하반기에는 베트남 신규 점포 2곳을 추가로 열 예정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도·소매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매장 전환을 확대한다.
한편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유통업 가운데 대형마트만 매출이 4.2% 감소했다. 전체 유통업 매출에서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도 9.8%로 낮아지며 처음으로 10% 아래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 성장세가 둔화한 것은 분명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체질 개선과 사업 재편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