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23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하원 법사위 비공개 증언에 출석해 7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았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일으킨 쿠팡에 대한 이번 조사의 파장이 주목된다.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 /뉴스1

로저스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42분쯤 워싱턴DC 연방 의회 의사당의 레이번 빌딩에 있는 법사위 회의장에 입장했다. 로저스 임시대표는 입장을 묻는 한국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법사위 대변인은 이날 "비공개 증언 행사로 세부적인 내용은 공개가 불가하다"고 했다.

이번 조사는 법사위의 행정·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회 주관으로 열렸다. 지난 5일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행정·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장은 로저스 대표에게 증언 출석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서한을 통해 한국 정부와 소통한 모든 자료와 한국 정부의 조사 등이 쿠팡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서면 자료를 요구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미국 기업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무역 협정에도 불구하고 한국 규제 당국은 차별적 대우, 불공정 집행, 형사 처벌 위협까지 반복적으로 가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 기업과 시민을 외국 정부의 차별적 법률과 집행으로부터 보호하는 새로운 법률을 포함한 효과적인 입법 마련을 위해 위원회는 이러한 노력의 범위와 성격, 또 이것이 미국인의 적법 절차 권리와 글로벌 경쟁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정부는 최근 한국 국회에서 발의된 온라인 플랫폼 관련 법안과 최근 제정된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등에 대해서도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조치라고 주장해 왔다. 관세 등 미국 통상 정책에 미칠 영향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이날 로저스 임시대표에 대한 증언 청취 절차는 오후 5시쯤 마무리됐다. 회의실을 나오며 로저스 임시대표는 '위원회의 핵심 우려 사항이 무엇이었느냐'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법사위 대변인은 증언 청취 관련 세부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도, 향후 입법 조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냐는 질문에 "모든 것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답했다. 쿠팡 외 다른 기업을 상대로도 증언 청취가 이뤄질 수 있냐는 질문에도 같은 답변을 했다.

한편 로저스 임시대표와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규모 축소 및 증거 인멸, 국회 청문회 위증, 산업재해 은폐 등 각종 의혹과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25일 유출된 개인정보가 3000건으로 확인됐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경찰 조사에서 유출 규모가 300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나며 증거를 일부 인멸하거나 사태 규모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