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결제 정보 등 2차 피해가 없었다는 조사 결과를 둘러싸고 시민단체와 쿠팡의 진실 공방이 벌어졌다. 시민단체는 무단 결제 의심 사례가 접수됐다며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반면, 쿠팡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참여연대와 민변 민생경제위원회는 쿠팡 무단 결제로 의심되는 제보 1건에 대해 서울지방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전날 밝혔다. 지난해 12월 4일부터 올해 1월 4일까지 약 한 달간 운영한 신고센터에 접수된 무단 결제 의심 사례 7건 가운데, 신고인이 수사를 희망한 사례에 대한 후속 조치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이 신고인은 쿠팡에 자동 결제 등록된 신용카드로 28만원 상당의 물품(무선 조종 비행기)이 결제됐다고 주장했다. 신고인은 결제 당시 잠을 자고 있었고, 결제 사실을 뒤늦게 확인해 쿠팡에 취소를 요청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이 밖에도 쿠팡에서만 사용하는 카드로 해외 오픈마켓인 이베이에서 11번 결제 및 취소가 반복됐다는 신고 내용도 있었다"며 "신고자 본인 의사에 따라 수사 의뢰까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측은 신고자의 언론 접촉은 어렵다는 입장도 전했다.
이번 사례가 지난해 11월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발생한 2차 피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참여연대 측 설명이다. 당시 쿠팡과 정부는 조사 결과 결제 정보나 통관 번호 등 민감 정보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시민단체는 추가 조사와 피해 보상 필요성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0일 쿠팡 사태 관련 민관 합동 조사 결과를 잠정 발표하며 2차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정보보호네트워크정책실장은 "현재까지 결제 정보 유출은 없었고, 유출 정보가 범죄에 악용된 사례도 없다"고 했다. 참여연대 신고센터 운영 기간(지난해 12월 4일~올해 1월 4일) 후 정부가 밝힌 내용이다.
쿠팡은 전날 참여연대 측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기존 조사 결과와 마찬가지로 결제 정보나 비밀번호 유출 등 2차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또한 참여연대 측이 수사 의뢰한 사례의 정보 유출로 인한 제3자의 무단 도용 등 범죄(컴퓨터 등 사용 사기)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해당 결제가 기존 주문 이력이 있는 동일 기기에서 이뤄진 정상 결제이고, 배송지 역시 신고인 자택으로 설정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평소에도 쿠팡 고객센터로 무단 결제 의심 사례가 종종 접수되는데, 대부분은 가족 구성원, 특히 미성년 자녀가 휴대폰을 이용해 결제하는 등 단순 오인 사례로 파악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고객이 문의한 직후 결제 취소가 이뤄져 재산상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쿠팡은 "참여연대가 근거 없는 주장을 지속하고 이로 인해 소비자 불안을 조장하는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결제 취소가 범행 이후의 사후 조치일 뿐 범죄 성립 여부와는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과거 판례를 근거로, 결제가 취소됐더라도 무단 결제 행위 자체가 있었다면 법적 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양측 모두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단 또는 정상 결제 여부를 단정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참여연대 측은 경찰 고발이 아닌 수사 의뢰 단계라고 밝혔고, 쿠팡도 향후 수사 결과를 지켜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