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모회사 미국 쿠팡Inc가 한국 시각 기준 오는 27일 새벽에 작년 실적을 발표한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 시장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국내외 규제 리스크 속 성장세 지속 여부, 향후 실적 전망과 사업 전략 변화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Inc는 26일(현지 시각) 장 마감 후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하고, 콘퍼런스콜을 진행한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4분기에도 매출 성장세는 이어갔지만, 물류 투자 확대와 비용 부담 영향으로 수익성은 다소 둔화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시내의 한 쿠팡 배송 캠프(물류 거점) 모습. /연합뉴스

쿠팡Inc는 지난해 3분기까지는 견조한 실적 흐름을 이어왔다. 쿠팡의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2245억원(당시 원·달러 환율 1386.16원 기준)으로 1분기(2337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2분기(2093억원)보다는 소폭 늘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2조845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연간 기준으로 외형 성장세는 유지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쿠팡은 지난해 11월 말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발생 후 국내외 관계 기관의 조사와 제재 절차가 진행되면서 규제 리스크에 직면해 왔다. 국내에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관합동조사단,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의 조사 결과에 따라 과징금·과태료 부과 등의 조치가 있을 전망이다.

쿠팡Inc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도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 하원 법사위원회는 이달 5일(이하 현지 시각)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에게 오는 23일 열리는 회의에 출석해 증언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 정부의 조사 및 규제 조치의 적절성 등을 포함해 사안 전반을 점검한다는 취지다.

그래픽=손민균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시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향후 과징금과 이용자 보상 비용 등 제재 수위에 따라 수익성과 기업 가치에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유통업계에서는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전처럼 직접 콘퍼런스콜을 진행할지 여부와 진행한다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쿠팡 기업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노무라, 씨티, 번스타인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은 규제 리스크와 비용 증가 가능성을 반영해 보수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반면 도이치뱅크, JP모건 등은 쿠팡의 시장 지위와 성장 잠재력을 고려할 때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몇 달 새 쿠팡 주가는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종가는 전날보다 0.40달러(2.22%) 오른 18.4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11월 29일 직전인 28일 종가(28.16달러)와 비교하면 35.5%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중순 22달러 수준까지 하락한 주가는 연말 낙폭을 줄이나 싶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달 3일부터는 20달러 선을 밑돌고 있다.

쿠팡의 결제액 지표에서는 아직까지 뚜렷한 성장 둔화 신호는 나타나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와이즈앱·리테일이 발표한 '2025년 결제 추정 금액 리포트'에 따르면, 쿠팡의 작년 연간 결제 추정 금액은 66조210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58조7137억원) 대비 13% 증가한 수치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인 12월부터는 증가세가 다소 주춤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월별 일일 평균 결제 금액을 보면 지난해 11월 1486억원에서 12월에는 1400억원, 지난달에는 1392억원으로 감소했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지난달 3318만명으로 지난해 12월(3428만명)보다 110만명(3.2%)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