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편의점 업계의 경영 키워드(핵심어)는 순위에 따라 조금 다릅니다. 업계 1·2위 기업인 CU(BGF리테일(282330))와 GS25(GS리테일(007070))는 해외시장과 외국인 관광객 공략에 집중하고 있지만, 3·4위 기업인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과 이마트24는 내실화 전략과 함께 국내 점주들에게 호응을 얻기 위한 전략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그룹의 세븐일레븐은 적자 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세븐일레븐은 2022년 미니스톱을 인수하고 편의점 사업자 3위 자리를 굳히고 1·2위 편의점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었지만, 예상처럼 인수 시너지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분기 적자가 계속되자 수익이 나지 않는 점포는 과감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코리아세븐에 따르면 세븐일레븐 전국 점포 수는 2022년 1만4000여개에서 지난해 1만2000여개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비용 통제에도 들어갔습니다. 2년 연속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관리 비용 효율화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희망퇴직을 시행하면 일시적으로 희망퇴직 비용 등이 들어가지만 인건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판관비 축소 등을 비롯해 납품 협력업체로부터 받는 물류 수수료도 재조정했습니다. 물류 수수료란 편의점 물류창고에 제품이 이동되고 각 지점으로 출고될 때 들어가는 비용입니다.
한 편의점 납품 업체 관계자는 "다른 편의점들은 평균 5%의 수수료를 내는데, 이번에 세븐일레븐은 물류 수수료를 조정하면서 사실상 수수료가 12%까지 올랐다"고 했습니다. 세븐일레븐 협력사들은 수수료 재조정이 세븐일레븐의 비용 효율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손실은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은 442억원이었는데, 전년 동기 대비 20% 넘게 손실을 줄였습니다.
매장 리뉴얼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먹거리에 가성비 패션·뷰티 상품을 결합한 신형 점포 모델 '뉴웨이브'를 확대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뉴웨이브 매장의 내부는 모객 극대화를 위해 구성됐습니다. 즉석 먹을거리 '푸드스테이션'을 중심으로 피자·치킨·구슬아이스크림 같은 차별화 메뉴를 전면에 배치했고, 한쪽에는 케이(K)리그·KBO 유니폼과 협업 굿즈, 해외 인기 뷰티 상품 등을 진열했습니다. 20~30대를 중심에 둔 매장 설계입니다.
이마트24의 사정도 비슷합니다. 지난해 창사 11년 만에 희망퇴직을 시행한 이마트24는 매출이 줄고 영업 적자는 더 커졌습니다. 이마트24는 지난해 매출 2조530억원, 영업손실 46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저수익 점포도 정리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점포 수는 약 5500곳입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저수익 점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매출이 감소했고 희망퇴직 비용 등을 반영하면서 영업손실이 커진 측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마트24는 이런 상황을 혁신 매장으로 타개할 계획입니다. 서울 성수동에 선보인 '트랜드랩 성수점'이 대표적입니다. 이곳은 이마트24가 지향하는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과 비전을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매장입니다. 이마트 관계자는 "'요즘 인기가 좋은 상품은 이 매장에 가면 다 만날 수 있다'는 소비자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곳"이라고 했습니다.
새로운 인테리어로 꾸린 차세대 점포(스탠다드 모델)로 이마트24의 얼굴을 바꿔나가고도 있습니다. 지난해 말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문을 연 마곡프리미엄점이 대표적인데, 이 곳은 스테디셀러 상품(꾸준히 잘 팔리는 상품)을 매장 전면에 배치하지 않고 신상품과 최근에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을 매장 전면에 진열합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10~30대를 가장 잘 아는 편의점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려고 한다"면서 "올해 이런 스탠다드 모델 점포 650곳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의 1·2위 사업자 따라잡기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편의점 업계 순위가 재편되는 날이 올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립니다. 편의점 2강 체제가 워낙 견고해서입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일단 내실을 기하고 신발 끈을 동여매 기회를 넘보다 보면 또 신문 헤드라인이 바뀌는 날이 있지 않겠냐"하고 했습니다. 3·4위 편의점 업체의 연말 성적표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