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나가는 한우 냉장 세트가 2500개 정도인데, 다음 주부터는 4500개를 꽉 채워서 나갑니다."
지난 5일 오전 10시 경기도 광주시 이마트 미트센터. 설 연휴를 2주가량 앞두고 한우 가공 라인은 유독 분주했다. 구이용 라인에서는 작업대 주변으로 작업자 수십 명이 모여 선홍빛 고깃덩어리에서 등심 부위를 손질 중이었다. 김진덕 이마트 미트센터 팀장은 "지금은 워밍업 기간"이라고 말했다.
구이용 라인 옆으로는 불고기, 국거리, 특수 부위(수제), 찜갈비 라인이 이어졌다. 특수 부위 라인에서는 한우 부챗살이 기계에서 일정한 규격으로 썰려 나와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했고, 작업자들은 용기 규격에 맞춰 담아냈다.
이날 방문한 이마트 미트센터는 2011년 유통업계 처음으로 문을 연 축산물 통합 생산 가공장이다. 연면적 7107㎡(약 2150평) 규모의 시설로 한우(7개), 돈육(8개), 수입육(3개) 등 총 22개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다. 이마트에서 판매하는 축산물의 45%를 공급하고, 설 축산 선물세트의 약 70%를 생산한다.
통상 명절이면 생산량이 늘지만, 올해는 특히 한우로 물량이 집중됐다. 이번 설을 맞아 미트센터는 총 51종, 약 8만5000개 선물세트를 생산하는데 이 중 87%가 한우로만 구성됐다. 배경에는 수입육 가격 상승이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12일 기준 수입 소고기(갈빗살) 국내 원료가격은 100g당 5617원으로 한 달 전보다 15.1% 올랐다. 전년 대비로는 87.6% 급등했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 고환율(원화 약세), 산지 수급 불안 등이 겹친 영향이다.
오현준 이마트 미트센터장은 "미국에선 가뭄과 한파로 목초지와 사료 작물이 줄면서 소 사육이 감소했고, 호주도 산불, 홍수 등 기후 문제로 공급 차질을 빚었다"며 "수입육 가격이 뛰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아진 한우로 수요가 집중됐다"고 말했다.
실제 생산 물량에서도 한우 쏠림 현상은 뚜렷하다. 미트센터의 총생산량은 평상시 하루 25~30톤(t)에서 명절에는 최대 100t까지 늘어난다. 증가분의 상당 부분을 한우가 차지한다. 한우는 2~3t에서 20~25t으로 10배 가까이 늘어난다. 반면 돈육은 25t에서 45~50t, 수입육은 2~3t에서 14t 수준으로 증가 폭이 한우보다 제한적이다.
김 팀장은 "평소 가동률이 50% 정도라면 명절에는 풀가동"이라며 "아침 더 일찍 나오고 추가 근무도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선물 세트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냉장은 유통 기한이 짧아 미리 만들어둘 수 없다"며 "당일 생산해 바로 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약 250명이 근무 중이며, 성수기에는 단기 인력도 추가 투입된다.
수입육 대안으로 한우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가성비 상품 중심의 한우 세트도 확대됐다. 10만원 전후 실속형 세트는 전년 설 대비 120% 수준으로 늘었다. 구이용·국거리용·불고기용으로 손질한 냉장 한우를 영하 40도에서 급속 냉동해 색과 육질 변화를 최소화한 상품이다.
프리미엄 수요 대응도 병행하고 있다. 직경매로 확보한 암소한우 선물세트 물량은 전년 대비 50% 확대했고, 숙성 한우 선물세트 역시 30%가량 늘렸다. 숙성 한우는 미트센터 내 별도 숙성고에서 2주 이상 웻에이징(Wet-aging, 진공포장 상태로 일정 온도에서 냉장 숙성)을 거쳐 생산된다.
물량이 늘어도 생산 효율과 품질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게 이마트 측 설명이다. 미트센터는 슬라이서, 진공·트레이스킨 설비 등 자동화 공정을 도입해 작업 속도를 높였다. 작업장 온도는 10도 이하로 유지해 신선도를 관리하고 있다.
오 센터장은 "미트센터의 운영 방향은 늘 같다"며 "최대한 합리적인 가격에, 품질 좋은 상품을 점포와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물량과 채널을 꾸준히 확대해 매출과 수익성을 모두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